걱정이야아아 올리 그림책 22
미우 지음 / 올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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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공간이 있는 거실 귀퉁이에는 작은 정원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 책의 이야기는 이 정원에서 시작된 게 아닐까 싶다. 정원을 가꾸거나 바라보다 문득 이 이야기의 소재가 떠오른 것은 아닐까? 이 책에는 화분에 물을 주며, 화분을 가꾸며 자신도 모르게 '걱정이야'라는 말을 자주 내뱉는 엄마가 등장한다. 어느 날 매일 엄마의 부름을 받은 '걱정이'들이 나타나게 된다.

 

 

나 또한 책 속의 '엄마'처럼 평소에 걱정이 많은 편이다. 비가 온다는 예보에 비가 얼마나 오려나 걱정, 언제 오려나 걱정, 많이 오려나 걱정한다. 평소와 다른 일정이 있는 날이면 며칠 전부터 대비하고 걱정한다. 걱정을 너무 많이 하는 스스로가 걱정될 때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걱정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미리 준비할 수 있게 도와주고 예상하지 못한 당황스러운 상황들을 피하게 해주니 말이다. 그럼에도 걱정하는 자신을 조금은 다독이고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하는 걱정의 대부분은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이고, 벌어지더라도 별일 아닌 것들이기 때문이다.

 

 

'걱정이'들을 마주한 아이들 또한 엄마의 걱정을 조금은 덜어주고 싶었나 보다. 화분에서 화초처럼 자란 걱정들을 다른 것으로 바꿔주니 말이다. 걱정의 다른 이름은 바로 이것일 것이다. 이것이 있기 때문에 걱정도 하는 거니까.

 

 

책 속의 '밥을 많이 먹어도 걱정, 밥을 적게 먹어도 걱정'이라는 부분에서 많은 공감을 했다. 언제나 적당하길 바라지만, 항상 적당선을 유지할 수도 없다. 나도 이 책의 아이들의 마음을 따라 걱정을 조금 내려놓고 그 자리를 더 큰 사랑을 채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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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데 꼭 필요한 101가지 물건 - 다 버려봐야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
후지오카 미나미 지음, 이소담 옮김 / 쌤앤파커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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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후 집으로 들어설 때면 한숨이 나오곤 한다. 여기저기 어질러져 있는 물건들. 정리가 되어 있다 해도 조금 나은 정도지 만족할 만큼 깔끔하지 않다. 그동안 내가(다름 아닌 내가) 사들인 물건들 때문이다. 현관에 놓여있는 많은 신발들, 책장에 꽂혀 있는 수많은 책들, 옷장에 걸려 있는 입지 않는 옷들, 서랍에 가득 차 있는 수건들 등등. 내 주위에 가득 채워져 있는 종류도 다양한 여러 물건들을 싹 다 비우고 깔끔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은 나만 하는 게 아니겠지. 미니멀라이프에 관련된 여러 책들이 출간되고, 인기를 끌고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비우면 불편할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비우고 나니 만족감이 커진다는 사실은 모두가 아는 것일 테다. 그럼에도 나는 왜 비우지 못하는가. 나는 왜 다 이고 지고 살아나가는가.

이 책은 기존의 미니멀라이프를 소개하거나 그 방법을 안내하는 책들과 결이 조금 다르다. 작가는 코로나 시대에 무인도에서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정말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고민 후 하루에 1개씩만 들이는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보통 비우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과 다른 점이다. 채우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니! 그렇게 해서 이불, 칫솔, 운동화, 목욕 타월, 후드원피스 순서대로 물건을 하나씩 채워간다. 하루에 한 가지의 물건만 선택할 수 있으니 선택에 고민이 생기고 그 고민의 시간만큼 저자는 물건을 애정 하게 된다. 가끔은 필요보다는 기분을 위해, 즉 나를 위한다는 기분을 느끼기 위해 물건을 선택하고, 모순적일 수 있지만 그런 선택에 더 큰 만족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 부분에서 약간의 깨달음이 있었다. 물건을 단순히 소유하고 사용하기 위해 구매하지만 어쩌면 제대로 된 소비는 나의 기분을 얼마나 좋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사용하면서 기분이 좋아진다면 더 아껴서 사용하게 되고, 더 오래 사용하게 되니 말이다.

나는 물건을 구매하면서 얼마나 고민을 하는지 돌아봤다. 정말 필요한 물건인지에 대한 대답은 대부분 '그렇다'였는데, 정말 그랬을까? 대체할 만한 것이 정녕 없었을까? 고민한 시간만큼 구매한 물건에 만족했을까? 물건의 만족도를 따져보긴 했는지 의문일 정도로 빠르게 구매하고 빠르게 소비하고 그만큼 빠르게 쌓아두게 된다. 숟가락도 사이즈별로 다양하고, 양말도 색깔별로 다양하다. 조금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줄일 수 있는 물건들도 귀찮음을 이유로 다양하게 구비하고 산다. 그렇게 편리해진 것 같지만 그만큼 나의 시간은 끊어져 나가는 것 같기도 하다. 오히려 의미 있는 물건 한두 가지를 아끼며 뜻깊게 사용하는 게 나의 시간과 생활을 풍요롭게 한다는 걸 책을 읽으며 느꼈다. 저자에겐 의미 있던 물건 목록이 나에겐 그렇지 않아서 조금 의아한 페이지도 있었지만, 미니멀라이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던져주는 신선한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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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파는 아이, 곡비 - 제29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대상 수상작 고학년 책장
김연진 지음, 국민지 그림 / 오늘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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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장례를 치를 때 대신 울어주던 사람이 있었다. 그들을 '곡비'라고 한다. 곡비라는 존재에 대해 몰랐다가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의 이름은 '아이'이다. 태어나던 날 아버지가 죽어 슬픔에 잠긴 어머니는 아이를 그냥 '아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아이는 어머니는 곡비라, 아이도 어머니를 따라 곡비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이는 다른 사람을 위해 울어줄 만큼 스스로 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곡비의 딸이라 눈물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기 싫어 눈물을 참고 살다 보니 눈물이 말라버린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대감집에 곡비 일을 하러 갔다 오생이라는 도련님을 만나게 된다. 오생은 대감님의 손자인데, 대감님이 자신의 할아버지는 맞지만 자신은 그분의 손자가 아니라는 말을 한다. 왜 그런 말을 한 것일까? 바로 오생의 아버지가 팽형이라는 벌을 받아 살아도 살아있는 존재가 아닌 채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오생 또한 살아있어도 살아있는 존재가 아닌 채로 살아나가야 한다. 할아버지가 있지만 할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죽은 존재처럼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아이와 아이의 단짝 친구인 부엉이는 이런 오생과 우정을 나누게 된다. 서로가 놓인 상황과 처지에 대해 이해하고 수용하게 된다. 그러던 중 어떤 선비와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들은 나이, 신분을 뛰어넘어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다.

이 책은 초등학생이 읽어도 좋지만, 성인이 읽기에도 충분히 좋은 책이다. 이 사회는 왠지 모르게 눈물을 억압하는 느낌이다. 울면 지는 것 같고, 울면 나쁜 것 같다. 하지만 눈물이 감정 해소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모두 알 것이다. 복잡했던 심정도 한바탕 울고 나면 정리가 되곤 한다. 이처럼 감정 표현을 억누르는 상황에서 그것을 표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개운함과 그 과정을 함께해 줄 친구들이 있다는 따스함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울어라, 눈물이 있는 인생을 썩지 않을 것이니! 이 책에 등장하는 문장이다. 이 문장을 읽으며, 마음속 노여움, 슬픔, 화 모두 털어내서 울고 나면 내 마음이 썩지 않고 건강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아이도 나도 읽으며 감정을 표현한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친구와 감정을 나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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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마녀 나코와 코기 봉봉 1 - 우리는 운명의 파트너야! 태양의 마녀 나코와 코기 봉봉 1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KeG 그림, 김정화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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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엄마라면 한 번쯤을 들어봤을 이름 '히로시마 레이코'. 나의 아이 또한 이 작가의 작품을 모두 좋아한다. 아이들에게 판타지한 세상을 보여주는 작가인 만큼 신간에 대한 기대가 컸다. 「전천당 」이 초등 고학년 느낌이라면 이 책은 조금 더 연령이 내려온 느낌. 표지부터가 발랄하다.

이 책은 마녀인 나코와 그의 보조 동물(?)인 봉봉의 이야기다. 원래 마녀들은 고양이를 파트너로 선택한다. 하지만 나코는 관습에 따르지 않는다. 강아지를 그것도 다리가 짧고 토실토실한(그래서 귀여운) 웰시코기인 봉봉이를 파트너로 선택한다. 기존의 관습을 따르지 않는 경우 많은 반대와 시련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나코도 가족들, 주위 마녀들의 반대에 마주하게 된다. 게다가 요정나라의 왕자도 봉봉이를 탐내 봉봉이의 모습을 바꿔 둘 사이를 갈라 놓는다. 과연 둘은 서로를 알아보고 서로의 파트너가 되어 줄 수 있을까?

판타지한 배경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아이는 흥미롭게 책을 읽어나갔다. 게다가 강아지라니! 지나가는 강아지마다 예쁘다, 귀엽다를 연발하는 아이에게 이 책은 재미없을 수가 없다. 나코와 봉봉의 우정, 관계가 돈독해지는 과정 자체도 즐겁지만, 소재가 강아지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만족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도 이야기가 재미없었다면 잘 안 봤겠지만. 먹기 좋아하는 봉봉이라 중간중간 음식 이야기도 많이 등장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음식 이야기가 담겨 있을 거라고 예고하기도 한다. 2권에서는 나코의 라이벌이 등장해, 그 라이벌에 파놓은 함정을 나코와 봉봉이 함께 헤쳐나간다고 하는데, 1권을 덮자마자 2권이 기대되는 건 능숙한 작가님의 필력과 귀여운 소재의 만남 덕분이겠지. 초등학생 대부분(특히 여자아이)이 좋아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운명의 파트너 나코와 봉봉의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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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술사와 수수께끼 과학 교실
이명진 지음, 강은옥 그림 / 책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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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는 요즘 수수께끼에 빠져있다. 차로 이동하면서도 서로 수수께끼를 내보자고 제안하는데 내가 아는 수수께끼가 너무 없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말문이 막힌다. 학교에서도 수업 시간에 돌아가며 수수께끼를 하나씩 내서 반 아이들이 맞추는 활동도 했다고 한다. 거기에서 듣고 온 여러 재미난 수수께끼를 나에게 종알 거리며 아이는 즐거워한다. 수수께끼는 왜 재밌을까? 황당하지만 생각해 보면 들어맞는 답들이 질문을 듣고 궁금했던 가슴을 통쾌하게 해주기 때문인 것 같다. 생각의 전환이랄까, 평소와는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힘도 한몫하는 것 같다. 이렇게 아이가 좋아하는 수수께끼가 과학과 접목되다니! 안 읽을 수 (안 읽힐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누리와 진구가 서로 수수께끼를 주고받고 그 과정과 결말에 삐딱술사가 나타나 과학 상식을 설명해 주는 형식이다. '세상에서 제일 빠른 개는?'이라는 수수께끼와 '빛을 따라 하늘에서 큰 소리로 우는 것은?'이라는 수수께끼의 답을 생각하고, 그 뒤에 천둥과 번개에를 연구한 벤저민 프랭클린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 식이다. 이 책에는 여러 가지 자연 현상과 과학 상식이 담겨있는데, 아무래도 아이는 수수께끼 쪽에 조금 더 흥미를 보이는 건 사실이었다. 질문을 내고 내가 답을 못한 채 한참 생각에 잠겨있으면, 아이는 그 시간을 참지 못하고 답을 말해버렸고, 그리고 우하하 웃었다. 그 자체로 즐거운 시간이고 경험이었다. 여러 상식과 지식이 쌓이는 통로를 재미있는 수수께끼를 활용해 만든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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