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 자연과 더불어 세계와 소통하다, 완역결정판
노자 지음, 김학주 옮김 / 연암서가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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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면서 무슨 책을 읽을 것인가 ? 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물론 모든 책을 다 읽으면 좋겠지만 결국 시간의 제약으로 내가 읽을 수 있는 책도 한계가 있을 것이고 따라서 최근 나오는 책들의 가장 원류가 되는 책들을 찾게 되었고 동양의 고전인 노자를 만나게 되었다. 노자의 사상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것은 모든 것을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 무위자연’이라는 말에 끌렸던 것 같다. 누구나 그렇듯이 가끔은 나도 모든 것을 버리고 조용한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 책 ‘자연과 더불어 세계화 소통하다 노자“는 시작부터 148쪽까지 노자가 어떤 책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노자의 생애에 관해서는 ”숨어 산 군자“라 그의 분명치 않은 생애에 대한 여러 기록들에 대한 이야기 하고 있다. 노자의 도덕경에 대해서는 저자와 시대에 대해서도 명확한 시대를 말하기 어렵다고 역자는 말하고 있으며 다만, 노자의 도덕경이 여러 대에 걸쳐 그의 제자 혹은 추종자들이 글을 쓴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물론 그 내용이 쉽게 이해되는 책은 아니지만 복잡한 세상에 지친 우리에게 보다 유연한 자세로 세상을 살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책이며 항상 곁에 두고 읽어야 될 책이다.       

도경은 도의 큰 원리에 대해 말한다. 물론 도라는 것이 유가에서 말하는 도와는 다른 도이다. 노자에서 나오는 도는 “무위”를 의미하며 노자는 시종 무, 비움을 강조한다.

제1장에 “도를 얘기한다지만 사람이 그것을 도라고 알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진정한 도가 아니다.”라고 시작하는데 이 말의 의미는 지금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이처럼 많은 부분들이 서로 역설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술법처럼 이야기하는 부분들도 있다.

만물의 생성과정을 “도는 일을 낳고, 일은 이를 낳고, 이는 삼을 낳고 삼은 만물을 낳는다.”라고 하였으며, 결국 모든 만물이 그 운명에 따라 다시 돌아감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만물이 번성하고 있지만 제각기 그 뿌리로 되돌아간다. 뿌리로 돌아가는 것을 고요함이라 하는데, 그것은 운명을 따라 되돌아가는 것이다.”

노자가 좋다고 하는 것은 “소극적인 것, 無, 虛, 부드럽고, 유약한 것” 이다.  노자는 약하면서도 강한 것의 본보기를 물을 들어 말한다. “ 천하에는 물보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없다. 그러나 굳고 강한 것을 공격하는 데 있어서는 물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
여러 가지의 이야기들이 역설적이기도 하지만 그 만큼 노자의 사상은 유연함이 들어 있다. 

덕경의 덕은 도가 사람의 행동으로 통하여 밖으로 발휘되는 것을 뜻한다.
노자는 덕을 상덕과 하덕으로 구분한다. 상덕은 덕 자체를 의식하는 일도 없고, 덕 있는 행동을 하되, 그 행동은 아무런 목표로 없는 무의식적인 것이며, 하덕은 덕을 닦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다. 유가의 덕과는 사뭇 그 뜻이 다르다.

덕 다음으로는 의로움을 말하는데 이도 역시 보답이나 기대하는 일이 있는 의로움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노자가 말하는 성인은 무위하여 남에게 어떤 행동을 강요하는 말도 하지 않으며 자기를 전혀 내세우지 않는다. 그러면서 모든 일을 이루어지게 한다. 성인은 무위, 무사, 무욕하기 때문이다.  이런 성인은 백성들도 역시 똑 같이 무위, 무사, 무욕하게 만든다.

또한, 우리가 보는 것이 절대적이지 않으며, 상대적으로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 절대적인 것이 될 수 없을 말한다.

사람은 항상 자기의 기준에서 사물을 본다. 하지만 그 사물의 핵심을 보기 위해서는 보다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 노자의 말대로 어떤 거대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결코 우리의 감각을 통해서도 보지 못할 것 수도 있다. 그것은 보다 높은 차원의 의식으로만 인지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노자는 바로 앞의 것에만 매달려 사는 우리에게 또 다른 세계를 보는 유연함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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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절대 지지 않기를 - 빛나는 20대, 너의 눈부신 꿈을 이루기 위한 청춘지침서
이지성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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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성작가는 <여자라면 힐러리처럼>, <꿈꾸는 다락방>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가다.
그의 책을 처음 읽게 된 것이 꿈꾸는 다락방 이었다. 일단은 베스트셀러 중에서 나를 변화시킬만한 책을 찾던 중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고 그 뒤로 그의 책을 찾아 9권 정도를 읽었으니 이지성작가를 나름 좋아한다. 

이번에 나온 <스무살 절대지지 않기를>은 빛나는 20대의 눈부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작가의 치열함, 열정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자기계발서의 목적은 사람을 변화시키는데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지성작가의 책들은 자신의 체험을 이 책 속에서 녹여냄으로써 20대들에게 따끔하고도 진심어린 충고를 해 준다. 

그의 20대는 다른 어떤 사람들의 20대보다 어려웠다. 진로에 대한 갈등으로 대학에 진학해서도 적응 못하는 학생으로 살았으며, 형편없는 학점으로 졸업하고 선생님을 시작하게 되었고, 아버지 사업의 실패로 월급이 차압당하는 비참한 시절을 보냈다. 사랑하는 애인과도 결별하고, 그가 되고 싶어 했던 작가의 꿈은, 그의 글이 거의 모든 출판사로부터 거절 당했을때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어려운 시절을 겪으면서도 잊기 않았던 것은  오로지 작가가 되겠다는 꿈이었다. 

하지만 그는 꿈을 이루기엔 너무나 부족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 열정적인 독서를 시작하였다. 4시간으로 잠을 줄이고, 주말에는 하루에 3권의 책을 읽기 등 치열한 독서를 시작했다. 이런 독서의 힘이 평범하던 그를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시켰다.

마침내 그는 작가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지 14년 7개월 만에 <여자라면 힐러리처럼>이 많은 젊은 여성들로부터 호응을 얻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으며, <꿈꾸는 다락방>은 백만부 이상 팔리는 밀리언셀러가 되었다.   

대개 사람들은 자신이 무언가 변화되기를 마음으로만 바라고 행동하지 않는다. 이지성작가를 보면 변화를 위해 행동한였다(책을 읽기 시작한다). 변화의 시작은 행동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건강해 지려면 매일 운동을 해야 하고 작가가 되려면 당연히 글을 읽고 써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것을 이지성작가는 자신을 통해 보여 주었다. 지금도 그는 다른 사람들의 멘토가 되기 위해 시간을 쪼개서 만나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의 어린이를 위한 학교를 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기계발서의 완성은 작가가 스스로 그것을 보여 줘야 한다.”라는 그의 말을 실천하고 있다. 

“세상에 기준에 맞춰서 사는 인생은 언제나 후회를 남기지만 자신의 기준에 맞춰서 사는 인생은 최소한 후회는 없어. 난 네가 뜨거운 가슴을 살길 원해” 라는 말과  “머뭇거리거나 주저앉아 있는 사람에게는 희망이 없어 희망은 오직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에게만 있어, 넌 희망의 증거가 되기 위해서 지금 고통을 받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 네 가슴속의 별을 믿고 앞으로 달려가는 거야”라는 희망의 말은 책을 덮은 뒤에도 가슴에 남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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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지금은 조금 흔들려도 괜찮아 - 대한민국 희망수업 1교시 작은숲 작은학교
신현수 외 15인 지음 / 작은숲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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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며, 교육은 우리의 미래이며 희망이라고 한다.. 그 희망을 만들어 주는 사람은 선생님들이다. 나의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존경할 선생님들이 아직도 생각난다. 우리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항상 우리와 가까이 지내려고 노력하시던 선생님, 홀 어머니를 모시면서 대학원에 공부하러 다니셨고, 어려운 우리 반 친구 수업료를 내어 주신 선생님이 계셨었다. 지금도 우리 반 친구들을 만날 때면 그 훌륭하신 선생님의 이야기를 하곤 한다. 항상 이런 선생님만 계시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선생님도 많았다. 하지만 우리는 훌륭하신 선생님 덕에 건강한 사회의 일원이 되었으며 삶에 있어 소중한 것이 무언지를 배울 수 있었다.

지금 우리의 교육은 양적인 성장을 많이 했다. 그러나 교육의 질은 과거와 비교할 때 형편없다고 생각한다. 뉴스를 보면 요즘 아이들은 시험 성적을 비관하여 자살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으며, 다른 친구들을 왕따 시키기도 하고 괴롭히기도 하지만 전혀 죄책감도 없다,

성적이 좋은 친구를 시기 질투하는 교실, 무조건 상대방을 이기려고 하는 학생들만 있는 그런 교실이 정말 희망이 있는 지 참으로 안타깝다. 우리의 아이들을 보면 너무나 불쌍하다. 부모의 강요에 못 이겨 이리저리 학원을 전전긍긍하고 있다.

  참다운 인간의 삶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야 하는 선생님이 지식만을 전달하고, 학생들을 위한 시간보다 공문서를 처리하는 시간으로 자신의 일과 중 반 이상을 써야하는 우리의 현실을 볼 때 아직도 희망의 교육은 먼 나라의 배부른 소리로만 들린다.

 이 책 <그래. 지금은 조금 흔들려도 괜찮아>는 우리의 암울한 현실에 대힌 희망을 들려준다. 우리가 잊고 살았던 것이 무엇인지 다시 알려 주는 책이다. 16명의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희망의 수업을 전달해 주기 때문이다. 공부를 열심히 해라 라는 잔소리는 없다. 우리의 삶 속에 시구를 떠올려 삶을 풍성하게 해 주기도 하고,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도록 조언을 해 주기도 한다. 우리가 잊었던 우리의 소중을 알려 준다.

  이 책을 읽고나서 우리의 교육에 대한 해법이 있을 것인가? 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 그 해법은 아주 단순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경쟁만을 위한 교육을 버리는 것

그것이 해법이 아닐까? 인간이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한 삶인지를 고민해 보는 그것이 우리가 가르치고 배워야 할 것이 아닐까?

판도라가 상자를 열었을 때 모든 악이 세상을 지배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희망이 나왔다.
암울한 시대에도 희망을 품고 사는 사람이 있었듯이, 희망수업을 해 주시는 선생님들이 있는 한 우리사회는 아직 희망이 있다. 그 희망의 수업을 이 책을 통해 꼭 들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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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이 있는 어린 왕자 해설이 있는 명작 읽기 1
생 텍쥐페리 지음, 최복현 옮김 / 와우라이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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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 중에서 다섯 손가락에 드는 책이다. 내가 어린왕자를 처음 읽은 것은 아마 중학교 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때 이후로 기억에 남아 있는 장면은 코끼리를 먹은 보아뱀 이야기, 바오밥나무가 자란 게으름뱅이가 사는 별의 이야기(그림을 보면서 무시무시하다고 생각했다), 장미, 여우와 만나서 길들인다는 것에 대해 말하는 어린왕자 정도이다. 그 뒤로 작년이 되어서 다시 어린왕자를 읽게 되었는데  사실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다, 아이들이 읽는 소설을 다시 읽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독서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책은 저자의 말처럼 어린이를 위한 책은 아닌 것 같았다. 오히려 어른들을 위한 책이 맞는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친구나 관계 길들인다는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에 나온 <해설이 있는 어린왕자>는 어린왕자 해설의 완결편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물론 기존에 많은 번역서들이 있기는 하지만 번역만으로는 해소 못 할 아쉬움들이 많았었다. 이 책은 책의 서문, 본문 및 해설 그리고 어린왕자이 탄생 및 저자의 삶에 대한 자세한 안내가 나온다. 본문의 해설은 어린왕자를 번역하고 그 가운데 중심이 되는 소재나 배경에 대해 해설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나의 그림 제 1호에 대한 해설을 “우리는 .숫자 6의 의미에 대해 6개의 별을 지나 7번째인 지구별에 온다는 것, 6이 순수한 상태의 나이를 나타낸다는 의미..”.은 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역자가 영어본 번역과 불어본 번역을 비교하며 해석상의 차이점에 대해 상세히 설명함으로써 원래의 저자가 쓰려고 하였던 말의 의미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다(허영쟁이의 의미를 잘난 체 하는 사람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사막에서 만나는 노란 뱀을 신의 메신저로 해석하는 등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어린왕자가 장미를 생각하는 장면에서 문득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의 <꽃>이란 시가 생각나면서,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과 <어린왕자>에 나오는  ‘길들인다는 것’ 이 나에게는 같은 의미로 다가 왔다.

<책 속에 기억되는 글>
p136 "누구나 자기가 길들인 것밖에는 알 수 없는 거야, 사람들은 이제 무얼 알만한 시간조차 없어. 그들은 상점에서 이미 만들어져 있는 모든 것을 사면 돼. 하지만 친구를 파는 상점은 하나도 없지. 그래서 사람들은 친구가 없는 거야. 네가 친구를 갖고 싶다면 나를 길들이면 되고....“

p140 " 내 여우는 수많은 여우들과 같은 여우 한 마리에 지나지 않았지. 하지만 난 여우를
친구로 삼았고, 그 여우는 이제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여우가 됐어.“

p141 "잘 가 내 말은 이거야, 아주 간단해.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볼 수 잇다는 거야.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p142 “네가 길들인 것에 넌 언제나 책임이 있어, 넌 네 장미한테 책임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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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오천축국전 - 혜초, 천축 다섯 나라를 순례하다
혜초 지음, 지안 옮김 / 불광출판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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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오천축국전은 누구나가 학교 다닐 때 한번쯤은 들어본 책이름이다.
하지만 읽고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물론 나도 이 책을 처음 읽었으며 이 책이 나온 것을 알고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여행기라고 하는데 다른 여행기와는 어떻게 다른가?”라는 관점에서 읽게 되었다.

책의 제목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여 본다면 천축(인도)의 다섯 나라를 순례하면서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한 견문록이자 여행기이다.
우리에게 알려진 대로 1,200년 전에 쓰여 진 책이지만 이 책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20세기 초이다. 1908년 프랑스의 탐험가이자 동양학자인 펠리오에 의해 돈황의 막고굴에서 발견되었다. 저자가 신라인 혜초로 밝혀진 것은 발견 7년 뒤인 1915년 일본의 학자 다카쿠스 준지로에 의해서다.

혜초가 여행을 한 기간은 4년으로 다소 짧다고 할 수 있으나, 지금과 달리 교통이 거의 없고 여러 가지 여건이 어려웠던 당시를 생각해 보면 혜초가 엄청난 고생을 하였으리라고 짐작된다. 그가 이렇게 힘든 가운데에도 끝가지 여행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구법을 향한 그의 마음이 굳건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소명을 위해 여행을 끝내고야 말겠다는 신념이 어려웠던 시간들을 견뎌내게 하였을 것이다. 

앞뒤가 잘려나간 6,000여자의 짤막한 필사본(현재 남아 있는 것은 필사본이라고 한다)으로 되어 있는 왕오천축국전은 문체의 스타일이 거의 비슷하게 쓰여 있다. 먼저 출발지에서 목적지에 이르는 방향과 소요시간을 밝힌다. 예를 들면 “한 달 걸려 구시나국에 도착했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곳이다.” 이렇게 시작 한다.
다음으로 도성의 이름과 위치 등을 밝힌다. 또는 도성의 규모라든가 통치 방식, 기후와 지형, 특산물과 음식 그리고 풍습과 언어와 종교를 기술하며 마지막으로 불교가 어느 정도 행해지는지를 꼭 기술함으로써 그가 보는 모든 것들이 결국은 그의 세계(불교)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왕오천축국전은 다른 글들과 달리 잘려나간 부분을 알 수 없고 나체 수행자를 보는 것으로 처음 시작된다. 글 중 재미있는 표현은 왕이나 수령들이 코끼리를 소유하고 있다고 표현하는데, “왕은 900마리의 코끼리를 소유하고 있으며...” 라고 쓰고 있는데 이것은 번역자의 말처럼 코끼리라는 것이 당시의 권력(군사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왕오천축국전의 이야기는 때로는 혜초가 잘못 전하는 것들도 있는데 “천축의 다섯 나라 법에.... 죄가 있는 자에게는 죄의 경중에 따랄 벌금을 물게 하고 형벌이나 죽이는 일은 없다.”라고 표현 되어있으나 다른 사람들의(법현, 현장) 기록과 비교하여 보면 인도에는 가혹한 형벌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혜초의 기록이 잘못된 것임을 알 수 있는데 아마도 그가 승려였기 때문에 인도를 불교의 이상적인 나라로 보았고 그런 시각에 의해 여행기를 적다보니 이런 오류가 생길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어떤 여행을 통해서 사건 또는 사물을 바로 보기 위해서는 피상적이 아닌 깊이 있는 관찰이 필요하다는 것임을 알았고, 여행기를 쓰는 사람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가? 이것이 가장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전체적인 여행기의 내용(원문 자체)은 너무 정형화 되어있어 재미가 없지만 추가된 해설을 읽으면서 자세한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일부는 해설해 놓은 글도 잘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책의 내용 중 특이한 점은 혜초가 여행기에 적은 시 들인데, 여행을 하면서 느낀 그의 느낌을 가장 잘 나타내 준다.

특히 2편의 시가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데, 달밤에 고향 길을 바라보면서 돌아가고 싶어 하는 혜초의 마음을 읊은 시, 산속의 나라 호밀에 오다가 중국 사신을 만나 서로의 노정에 대해 위로하고 격려하며 눈 오는 날의 행로의 고달픔과 혹한의 추위를 기술해 놓은 시를 보면서 인간으로서의 고통과 깊은 아픔을 느낄 수 있었다.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은 나를 향해 인생이라는 여행에 대한 질문들을 던진다.
과연 나는 깨달음을 찾는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떠난다면 거기서 무엇을 얻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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