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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이 있는 어린 왕자 ㅣ 해설이 있는 명작 읽기 1
생 텍쥐페리 지음, 최복현 옮김 / 와우라이프 / 2011년 1월
평점 :
어린왕자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 중에서 다섯 손가락에 드는 책이다. 내가 어린왕자를 처음 읽은 것은 아마 중학교 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때 이후로 기억에 남아 있는 장면은 코끼리를 먹은 보아뱀 이야기, 바오밥나무가 자란 게으름뱅이가 사는 별의 이야기(그림을 보면서 무시무시하다고 생각했다), 장미, 여우와 만나서 길들인다는 것에 대해 말하는 어린왕자 정도이다. 그 뒤로 작년이 되어서 다시 어린왕자를 읽게 되었는데 사실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다, 아이들이 읽는 소설을 다시 읽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독서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책은 저자의 말처럼 어린이를 위한 책은 아닌 것 같았다. 오히려 어른들을 위한 책이 맞는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친구나 관계 길들인다는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에 나온 <해설이 있는 어린왕자>는 어린왕자 해설의 완결편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물론 기존에 많은 번역서들이 있기는 하지만 번역만으로는 해소 못 할 아쉬움들이 많았었다. 이 책은 책의 서문, 본문 및 해설 그리고 어린왕자이 탄생 및 저자의 삶에 대한 자세한 안내가 나온다. 본문의 해설은 어린왕자를 번역하고 그 가운데 중심이 되는 소재나 배경에 대해 해설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나의 그림 제 1호에 대한 해설을 “우리는 .숫자 6의 의미에 대해 6개의 별을 지나 7번째인 지구별에 온다는 것, 6이 순수한 상태의 나이를 나타낸다는 의미..”.은 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역자가 영어본 번역과 불어본 번역을 비교하며 해석상의 차이점에 대해 상세히 설명함으로써 원래의 저자가 쓰려고 하였던 말의 의미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다(허영쟁이의 의미를 잘난 체 하는 사람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사막에서 만나는 노란 뱀을 신의 메신저로 해석하는 등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어린왕자가 장미를 생각하는 장면에서 문득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의 <꽃>이란 시가 생각나면서,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과 <어린왕자>에 나오는 ‘길들인다는 것’ 이 나에게는 같은 의미로 다가 왔다.
<책 속에 기억되는 글>
p136 "누구나 자기가 길들인 것밖에는 알 수 없는 거야, 사람들은 이제 무얼 알만한 시간조차 없어. 그들은 상점에서 이미 만들어져 있는 모든 것을 사면 돼. 하지만 친구를 파는 상점은 하나도 없지. 그래서 사람들은 친구가 없는 거야. 네가 친구를 갖고 싶다면 나를 길들이면 되고....“
p140 " 내 여우는 수많은 여우들과 같은 여우 한 마리에 지나지 않았지. 하지만 난 여우를
친구로 삼았고, 그 여우는 이제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여우가 됐어.“
p141 "잘 가 내 말은 이거야, 아주 간단해.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볼 수 잇다는 거야.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p142 “네가 길들인 것에 넌 언제나 책임이 있어, 넌 네 장미한테 책임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