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협찬
파스칼 키냐르는 문학론이 무엇인지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으로 독자들에게 거침없이 표현한다.
키냐르는 반철학적이다. 철학을 단호히 반박한다. 철학이 생겨난 뒤로 서양의 전 역사에 걸쳐 흐르는 반철학적 문학 전통은 그는 '사색적 수사학'이라고 부른다. 사색적 수사학의 과거를 되살리려는 것이 아닌 박해 받은 한 전통을 기록을 정리하려는 것이라고 키냐르는 말한다.
언어가 갖지 않은 것을 제공하는 언어, 그것이 수사학이다. 언어는 그 자체로 탐구다. 언어는 인간의 유일한 사회이다. 언어에 의미론적인 기능이 있다면 목소리 같은 행복이고, 그 근원은 기쁨이 끌어내는 비명이 될 것이다. 추론 불가능한 그 비명은 인간 언어에 고유한 소리다.
작가는 우리에게 책 내용의 예상과 쉴 시간을 주지 않는다. 오직 몰입과 집중만 요구한다. 내용은 난해하고 그가 근거로 제시하는 수많은 인물들과 작품들이 우리의 길을 잃게 만든다. 하지만 겁내지 말고 의지를 갖고 떠돌다가 책 속으로 들어가면 평온한 산책로가 될 수도 있다. 장애물을 만나면 돌아가고, 마음에 드는 곳에 이르면 머물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