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끝까지 다정하기로 했다 - 돌봄과 상실, 부모의 나이듦에 관하여
폴커 키츠 지음, 윤진희 옮김 / 김영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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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최고 심리 에세이스트 폴커 키츠가, 부모의 노화와 치매를 마주한 자신의 경험을 담아낸 자전적 에세이다.


작가의 아버지는 치매 진단을 받게 된다. 아버지가 일상적인 간단한 일을 할 수 없는 모습을 보는 작가에게는 매우 큰 충격이었다. 치매는 우리가 이제 책임을 떠맡아야 한다는 것과 전혀 알지 못하는 시기에 들어서게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작가는 아버지의 기억이 무너지기 시작하던 날부터 아버지 곁에 끝까지 머물기를 시작한다.

 

아버지는 기억해야 할 내용을 종이에 적어두고, 그걸 손가락으로 꼭 쥔 채 간신히 일상을 버텨 나간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잊어버리거나 실수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치매에 대한 두려움은 자신을 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또한 인정하지 않으려는 마음. 그것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두려움, 즉 상실의 두려움이다


예측에 따르면, 기대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치매 진단은 20년마다 2배로 늘어나고, 2050년에는 그 수치가 세계적으로 15,3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아버지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변해가고 있다. 작가는 곧 다른 시각으로 다른 시간 속에서 그리고 우리 삶의 새로운 페이지에서 아버지를 바라보아야만 할 것이다. 하나의 현실을 또 다른 현실 속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관찰자의 태도로 말이다.

 

작가는 이런 우리 세대를 돌봄이라는 키워드로 표현한다. 돌봄은 단지 역할을 수행하는 일이 아니라, 관계를 다시 정의하는 일이기도 하다. ‘다정함을 깃들어 삶의 균형과 자기 돌봄의 태도를 제안한다.

 

우리가 늙어가는 부모를 대하는 방식, 슬픔을 견디는 법,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자세에 대해 근본적인 사유를 이끌어 낸다.

 

김영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감사히 서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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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 이후의 중국
프랑크 디쾨터 지음, 고기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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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 이후의 중국

프랑크 디쾨터 작가가 중국의 현대사를 다룬 책이다. 무더운 여름, 책의 주제는 매우 무거웠다. 다만 중국을 이제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였기에 이 책을 펼쳤다. 지금 중국은 우리가 알고 있던 예전 중국이 아님을 외면할 수 없다. AI 시대에 중국의 기술은 미국과 각축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이제 초강대국이며, 지정학적으로 
우리나라와 매우 근접해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기록 보관소 10여 곳에서 입수된 6백건의 문서에 기초하고 있으며, 신문 기사부터 미발표된 회고록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마오쩌둥의 비서였던 리루아의 비밀 일기에 있다. 리루아는 중국의 공산당 체제를 지켜보면서 진정한 민주주의자가 되었다. 리루아의 비밀 일기는 2012년까지 계속되며 고위 당원들과 나눈 대화들을 상세히 보여준다.

◾️중국 정권이 지난 40년간 구축한 것은 중국을 세계의 다른 나라들과 격리시킬 수 있는 명백히 단절된 체계이다. 개방은 사람과 사상, 재화, 자본 등의 이동을 의미한다. 하지만 중국은 그 모든 흐름을 통제하고 대개는 한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허용한다. 정권은 사회적 불완전성을 가장 두려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인민 공화국에서 보는 것은 질서 정연한 권력 이양보다 끊임없이 변하는 파벌간의 배신과 권력 다툼이다. 일당 독재 국가에선 정치는 끊임없이 변하는 파벌로 한시적인 동맹사이에서 경쟁을 중심으로 전개 된다. 누구도 혼자 남을 수 없었다.

◾️중국의 스탈린이던 마오쩌둥은 모든 산업이 균형 잡힌 발전 전략을 바탕으로 사회주의를 향한 중국만의 길을 스스로 찾겠다고 선언한다. 단 자본주의 국가들의 과학기술을 빌려함을 주장한다. 자본주의를 도구로 쓰겠다는 것이었다.

◾️20세기. 탱크를 가로막는 한 청년의 모습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장면이다. 톈안먼 광장에서 6.4항쟁으로 절정에 달했던 민주주의 운동이 결국 잔인하고 야만적인 학살로 이어졌다. 그 학살은 중국 군대에 의해 자행 되었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 사상을 굳건히 하고 정책을 수립해 간다.특히 그가 사회주의는 굳건히 하되 경제 개혁을 단행한 것은 매우 치밀한 중국의 경제 발전의 발판이 되었다.
 “지도자를 찾지 말고, 겸손하고 신중하라. 때를 기다려라. 먼저 나서는 자가 주도권을 잃을것이다.”-덩샤오핑

◾️세계은행은 발표 자료에 따르면 1976년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세계 123위였다. 2001년에는 오히려 130위로 떨어졌다. 이런 암울한 상황 속에서 장쩌민은 WTO 가입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중국에서의 주식과 상품 및 채권 시장의 등장, 국영 기업들의 인수합병을 장려하고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기업 공개를 하면서 
 민영 부문의 미래는 WTO 회원국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고 결국 WTO에 가입하게 된다.

◾️지난 수년 동안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중국으로 모여 들었고 로비까지 벌여 왔다. 값싼 노동력, 토지 임대 인센티브, 제 3국으로의 수출. 이 모든 것들이 우리가 아직까지 부정적으로 인식 하고 있는 ‘메이드인차이나’ 의 결과이다.

◾️1999년 11월 미중 무역 협정 조인 후 얼마 뒤 외국 투자가 급증한다. 전례없는 규모의 투자금이 계속해서 유입되었다. 중국은세계 자본을 끌어들이는 자석이 된 것이다. 중국은 현금이 부족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중국 인민 은행은 달러를 사들임으로써 시장에서 위인화 가치가 절상되는 것을 막아 온 터였다. 그 과정에서 달러 보유고가 늘어났다.

◾️시진핑. 그에게는 몇가지 장점이 있었다. 잘난 체하는 언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잠재적인 경쟁자들의 감시를 피할 수 있었다. 거의 누구의 편도 들지 않았으며 어떠한 속내도 드러내지 않는 중립적인 모습과 인자한 미소까지 갖추고 있다. 또한 30년 전에 선전을 개발하는데 기여했던 혁명 원로 시중싄의 아들이다. 여기에 더해서 인민 해방군과 맺은 긴밀한 유대도 그가 가진 이점 중 하나였다.

◾️시진핑은 마오쩌둥 이후로 어떤 지도자보다 많은 11개를 직접 지휘함으로써 국가 안보, 외교, 금융 컴플라이언스,국방, 군 개혁, 특히 이념 통제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했다. 결국 2018년 전국 인민 대표 대화 투표를 통하여 임기 제한을 폐지함으로써 그는 종신 주석이 되었다.

열린책들  에서 책을 제공 받아 감사히 서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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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세고 촛불 불기 바통 8
김화진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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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출판사의 테마소설집 시리즈 바통의 여덟 번째 기획에서는 기념일을 주제로 우리 앞에 놓일 다양한 삶의 면면을 들여다보려 한다. 소설가 김화진 남유하 박연준 서고운 송섬 윤성희 위수정 이희주가 떠올린 기념일 <셋 세고 출불 불기>에 각자의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책 겉표지의 딸기케익을 연상 시키는 디자인과 기념일이라는 모티브로 이루어진 이 책의 첫 인상은 작가들의 기쁨과 소망에 관련된 엔솔러지라 생각했다. 하지만 기념일이 무조건 기쁨에 국한되어 있지는 않았다. 작가들의 소설에는 각기 그들이 상상하는 세계와 여러 감정들이 녹아 있다. 단편소설이지만 실제 같기도 하다.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소설 속에는 그들만의 기념일이 우리에게 많은 생각과 여운을 준다.

 

기억에 남는 문구들


쌓이고 깎이고 해서 어쩌다 여기 와 있는 거지. 할 수 없는 거 빼고. 하고 싶은 것 중에 할 수 있는거 하고 있는거야.”p26

 

생각하지 말고 움직여. 일어나. 몸을 깨우고 주물러. 통증이 있더라도 떨치고 밖으로 나가.”p77

 

통증은 몸에 사는 새다. 통증은 어느 곳이든 둥지를 틀고 머물 수 있따. 통증은 언제나 있다. 모든 곳에, 자면서도 통증은 몸 곳곳을 훑고 다님을 알고, 느끼고, 생각한다.”p77

 

아주 쉽게, 아주 쉬운 듯이, 그것을 하는 것. 그게 재능이야.”p85

 

그냥 해야 한다. 단순하고 신실하게. 성실보다 신실이다. 성실은 지칠 수 있다. 지치면 생각하게 된다. 신실하다는 건 믿음 안에서의 착실함이므로 훨씬 낫다. 생각하는 순간 높이 날아 오를 수 없다. 누군가 어떤 능력을 잃었다면 믿음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어리숙해야 이룰 수 있다.”p89

 

생각이 많다는 건 시간이 없다는 거야. 내가 하지 않고 생각하기에 생각은 나를 대신해서 모든 것을 지배하기에.. 생각하지마. 계속 돌아.”p89

 

포기 하지 않으면 돼. 계속하면 돼. 그게 비결이야. 조건 없이, 무얼 바라지 말고, 계속하는 거야. 계속. 그것을 하기 위해 그것을 하는 것.”p94

 

준비된 사람은 없어. 기회가 온 그때, 그때가 준비된 때인 거야.”p272

 

 

기회는 도처에 있다. 이번 경험을 도약 삼아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 구겨진 마음을 펴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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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결코 특별하지 않다 - 비교와 강박을 내려놓고 삶의 중심을 되찾는 마음의 기술
전미경 지음 / 갤리온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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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 자신을 향한 작은 제안이다. 끊임없는 경쟁과 비교 속에서 지쳐가는 우리들에게 조금 다른 방식의 삶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극심한 경쟁을 부추기고 압박 속에서 신음하는 개인에게는 눈을 감는다. 모두들 저마다 남들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강박에 짓눌려 사고 있다. 이것은 자신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한다는 사회의 요구이기도 하다.

결국 우리는 더 특별해지기 위해, 더 성공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자신을 과대 포장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 결과 대다수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 진정한 자아는 잃어버리고 허상만 따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 자신을 지키기고 성숙한 태도가 필요한 지금, 그 출발점은 바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있다.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 주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더 자유로워지고 속박에서 풀려나 더 가볍고 여유로워진다. 진정 의미 있는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것이다 .

그것이 바로 작가가 말하는 나는 켤코 특별하지 않다핵심이다.

 

그런 삶은 삶의 유한성을 깨닫고 순간 현재를 더 깊이 느끼게 해준다. 미래의 불확실성과 과거의 후회로부터 지금, 오늘,이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게 된다.

 

또한 끊임없는 자아 성찰을 통하여 성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성숙하고 균형 잡힌 사람으로 한걸음씩 나아가게 된다. 건강한 자아실현은 타인과의 비교에서 오는 것이 아닌 자신의 가치와 

한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스스로를 완성해가는 과정이다.

 

오랜 시간 형성된 자신만의 방식을 바꾸는 것은 마치 강물의 방향을 바꾸는 것처럼 큰 결심이 필요하 다. 그 결심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희망에서 나와야 하며 부단한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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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야나 렌조바 그림,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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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석학이자 진화와 유전자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평가 받는 리처드 도킨스의 작품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세계에서 저명한 저술가이자 사상가이다.

 

책의 주제는 동물 자체, 동물의 몸과 행동, 즉 표현형(phenotype)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이다. 모든 동물이 조상 세계의 기술 문서라는 것이다. 과거를 기술한 메시지가 DNA를 통해 전달된다는 것은 변함없는 진리다.

 

동식물의 위장,의태,수렴 진화 같은 사례들로 작가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모습들이 얼마나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지를 설명한다. 생물의 이런 모습이 일종의 예측이라는 것이다. 어떤 환경에서 태어날 것임을 예측하고서 거기에 적합한 모습을 취하는 것임을.

 

이런 과정이 어떻게 일어나며, 생물이 환경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는지, 그런 변화가 어떻게 유전자에 적히는지를 책에서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다. 사자의 유전서는 조상이 살던 세계들에 관한 메시지를 동물의 몸과 유전체에 숨긴 팰림프세스트다. 펠림프세스트는 이전에 쓰인 글 위에 다른 글을 겹쳐 쓴 양피지 원고를 의미한다.

 

어떤 변화가 사소해 보인다고 할지라도, 그 돌연변이 유전자가 차이를 빚어낼 기회는 아주 많다. 지질학적 시간에 걸쳐서 수많은 개체의 몸에 들어간다. 진화 계통이 경로를 일단 따라가기 시작하면, 바꾸기가 쉽지 않다. 진화에서는 생존을 위해 동식물들은 끊임없이 몰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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