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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 어른거리는 ㅣ 은행나무 세계문학 에세 12
다와다 요코 지음, 정수윤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8월
평점 :
다와다 요코 작가 <별에 어른거리는>은 은행나무 세계문학전집 ESSE 작품 중 하나이다.
작가는 언의 장벽을 허물어 버리고 경계 없는 언어의 유체성을 탐구하고, 자신의 철학을 자신만의 화법으로 이 책에 녹였다.
각 챕터별로 주인공들은 친구 Susanoo가 실어증으로 덴마크 코펜하겐 병원에 있다는 소리를 듣고 그를 찾아간다. 각각의 여정으로 여행담을 통하여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그 여정 속에는 주인공들의 내면의 어둠과, 과거와 현재가 혼재되어 있으며 독자는 그들의 삶을 온전히 들여다 볼 수 있다.
모두가 모인 앞에는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Susanoo가 병원 침실에서 기다리고 있다. 뿌리가
여러 갈래로 땅을 지탱하며 역할을 하고 그 위로 거목의 큰 줄기가 있다면 맨 위에는 나뭇잎과 꽃들이 있다. 주인공들은 하나의 유기체의 한 부분이다. 챕터별로 화자는 다르지만 그 이야기들이 모여 큰 줄기가 되고 마지막에는 조용하고, 따뜻한 잎사귀들과 꽃잎들이 독자들에게 여운을 준다.
다와다 요코의 언어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끊임없이 이동하며 살다 보면 과거와 내가 깎이고 떨어져 기억조차 나지 않는 게 아닐까.”
“걱정하지마. 곧바로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면 장애물에 부딪혀. 그러니 오른쪽으로 비스듬하게 나아갔다가 다시 왼쪽으로 비스듬히 나아가.”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지만 명중하는 일도 없다. 부딪힐 것만 같아도 마지막 순간에 별은 반드시
옆으로 비켜준다. 결국은 빛을 비춰줄 뿐이고 나를 상처 입힐 듯한 마음은 없는 듯하다.”
“말을 입에 담으면, 반드시 누군가를 상처 주게 된다. 절대로 상처 주지 말자고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며 빙 돌려 말을 하면, 누구를 상처 주지 않기 위해 무슨 말을 이에 담지 않았는지 거꾸로 윤곽이 확실히 드러난다.”
“인간, 나이를 먹고 볼 일이네. 어떤 행복이 기다리고 있는지 예상할 수 없으니까.”
“여럿이 몰려다니는 우정이라니 어딘가 고등학생 같지만. 어른이 되고 나면 좀처럼 맛볼 수 없는 행복한 맛이지.”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감사히 서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