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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간이 나에게 일어나
김나현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10월
평점 :
신예작가 김나현이 격월간 문학잡지<AXT>에서 연재를 마치고
탈고를 거쳐 출간된 작품이다. 작가는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말하지 않는다. 무엇이 선이고 악인지 읽다가 보면 헤매게 된다. 작가는 그저 주인공들이
살아온 수많은 세계들을 보여줄 뿐이다. 너무 과도한 해석을 부여할 필요도 없고 조급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언젠간 생각지 못할 세계를 열어 보여줄 것을 기다릴 뿐이고 그저 살아갈 뿐이다. 해석은 독자의 판단에 맞긴 장치이다. 그러나 난 독자로서 악인을
용서해주고 싶지는 않다. 주인공들은 과거에 그들의 신념이 생겨난다. 어느
주인공은 그것을 합리화 시켜 악행을 벗어나려 한다는 뉘앙스를 받지 않을 수 없다.
김나현 작가는 ‘엑터스 헤븐’ 이라는
무한한 시간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역할 하나를 맡아 살아볼 수 있는 세계를 기반으로 내용을 전개 시킨다. 꿈과
현실을 넘나들고 과거와 현실 그리고 미래가 뒤엉켜 완독 후에는 흥미로운 한편의 영화를 본 기분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알지 못하게 되는 일도 많다. 그러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 알아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때를 놓치지 말고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한다”.p56
“자신이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잊지 않고 거듭해 생각하다 보면
자신의 존재가 더 분명하게 느껴질 거라고 했다. 그것이 곧 스스로를 강하게 만드는 일이라 했다. 그렇게 점차 강해지다 보면 지금 네 마음 속 아픔 따위 아무것도 아니게 될 거라고 했다.”p71
“그런 건 연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쉬워. 그냥 내가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해버리는 거지. 대본을
받은 배우처럼 하는 거야.”p83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멀리
생각하지 말고, 그 다음에 오는 거 하나만 생각해. 너무
많은 걸 생각하면 겁이 많아지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대.”p84
“내 것이라면 반드시 내 곁으로 오게 되어 있다고. 만약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이 낙담으로만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낙담하기만을 선택한 우리의 문제라고. 그러니까 다른 선택을 해볼 용기가 필요하다. 적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반짝이는 것을, 아름다운 것을 놓지 말자고.”p228
“약해지지 마라. 널 주저앉히는
상황을 강하게 뚫고 나가라. 그게 어떤 방식이든 개의치 말고.”p305
은행나무에서 책을 제공 받아 감사히 서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