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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세고 촛불 불기 ㅣ 바통 8
김화진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6월
평점 :
은행나무출판사의 테마소설집 시리즈 ‘바통’의 여덟 번째 기획에서는 ‘기념일’을 주제로 우리 앞에 놓일 다양한 삶의 면면을 들여다보려 한다. 소설가 김화진 남유하 박연준 서고운 송섬 윤성희 위수정 이희주가 떠올린 기념일 <셋 세고 출불 불기>에 각자의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책 겉표지의 딸기케익을 연상 시키는 디자인과 ‘기념일’이라는 모티브로 이루어진 이 책의 첫 인상은 작가들의 기쁨과 소망에 관련된 엔솔러지라 생각했다. 하지만 기념일이 무조건 기쁨에 국한되어 있지는 않았다. 작가들의 소설에는 각기 그들이 상상하는 세계와 여러 감정들이 녹아 있다. 단편소설이지만 실제 같기도 하다.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소설 속에는 그들만의 기념일이 우리에게 많은 생각과 여운을 준다.
기억에 남는 문구들
“쌓이고 깎이고 해서 어쩌다 여기 와 있는 거지. 할 수 없는 거 빼고. 하고 싶은 것 중에 할 수 있는거 하고 있는거야.”p26
“생각하지 말고 움직여. 일어나. 몸을 깨우고 주물러. 통증이 있더라도 떨치고 밖으로 나가.”p77
“통증은 몸에 사는 새다. 통증은 어느 곳이든 둥지를 틀고 머물 수 있따. 통증은 언제나 있다. 모든 곳에, 자면서도 통증은 몸 곳곳을 훑고 다님을 알고, 느끼고, 생각한다.”p77
“아주 쉽게, 아주 쉬운 듯이, 그것을 하는 것. 그게 재능이야.”p85
“그냥 해야 한다. 단순하고 신실하게. 성실보다 신실이다. 성실은 지칠 수 있다. 지치면 생각하게 된다. 신실하다는 건 믿음 안에서의 착실함이므로 훨씬 낫다. 생각하는 순간 높이 날아 오를 수 없다. 누군가 어떤 능력을 잃었다면 믿음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어리숙해야 이룰 수 있다.”p89
“생각이 많다는 건 ‘할’ 시간이 없다는 거야. 내가 하지 않고 생각하기에 생각은 나를 대신해서 모든 것을 지배하기에.. 생각하지마. 계속 돌아.”p89
“포기 하지 않으면 돼. 계속하면 돼. 그게 비결이야. 조건 없이, 무얼 바라지 말고, 계속하는 거야. 계속. 그것을 하기 위해 그것을 하는 것.”p94
“준비된 사람은 없어. 기회가 온 그때, 그때가 준비된 때인 거야.”p272
“기회는 도처에 있다. 이번 경험을 도약 삼아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 구겨진 마음을 펴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p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