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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가 말할 때 - 법의학이 밝혀낸 삶의 마지막 순간들
클라아스 부쉬만 지음, 박은결 옮김 / 웨일북 / 2021년 11월
평점 :
법의학은 죽은 사람을 보는 일이 아닙니다. 법의학은 미래를 만드는 일입니다. 미래를 밝히는 일이구요.
얼마전 나는 <언네추럴>이란 드라마를 다시 봤다. 언네추럴은 이시하라 사토미 주연의 법의학 드라마다. UDI라는 가상의 조직이 있다. UND는 Unnatural Death Investigation의 약자로 의문사한 사람들의 사인을 찾고 이를 통해서 사회 정의에 기여하는 조직이다.
나는 옛날에 <사인>이라는 드라마를 봤던 것 같다. 박신양이 주연이었고 그의 조수로 나오는 한 아름다운 여배우가 있었던 것 같은데, 솔직히 나름 재미있었긴 하나, 스토리의 개연성 측면에서 보면 <언네추럴>이 솔직히 더 좋았던 것 같다. 세트도 그렇거니와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왔고, 무엇보다 법의학이라는 것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 보다 입체적으로 드러낸 것이 <언네추럴>이었다. 반면 <사인>이란 드라마는 주인공이 자시을 희생하는 장면이나, 러브라인 등은 상당한 실망감을 주었던 것 같다.
서론이 길었다. 내가 <죽은 자가 말할때>를 읽었던 이유는, 나는 사실 죽은자가 말하는 것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죽음의 파편들이 법의학자를통해서 정리되고 또 사람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장면이 나온다.
누가 그러지 않았던가. 현실은 드라마보다도 훨씬 극적이라고. 이 책이 아마 그런 의미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의 부제는 ‘법의학이 밝혀낸 삶의 마지막 순간들’이다. 그렇다. 우리는 그 마지막 순간을 알지 못해서 공포에 질린다. 그리고 세상을 두려워 하며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 또한 있다.
이 책은 왜 법의학이 미래를 밝히는 학문인지를 알려준다. 한편으로 안타까운 소식이 있다. 돈도 벌지 못하는 법의학자들이 우리 사회에는 적지 않게 많다. ... 미래에는 법의학이 필요한데, 시장사회인 우리사회에서 돈을 적게주고 혐오 직업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법의학의 길로 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