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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이해한다는 쉽지 않은 일
흑미 지음 / 콜라보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조선시대로 힐링을 해보자. 저자가 말하려는 것은 이게 아닐까 싶다. 흑미님의 에세이는 참 재미있다. 에세이의 내용을 솔직히 다른 에세이들과 딱히 다를게 없다. 우리를 괴롭게 하는 것들을 한 발짝 뒤에서 쳐다보고, 그것을 피하거나, 무시하는 법 혹은 간단하게 극복하는 법을 알려준다. 다른 에세이들과 비교해 크게 특이할 것은 없다. 하지만 이 에세이의 그림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림 하나하나는 조선시대 사람들의 일상이다. 하지만 현대인의 상상이 기입된 것 같다. 현대인들이 일상에 대해 그린 사소한 그림을 동양화 버전으로 바꿨다고 해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인생 이야기, 남녀관계, 각종 고민 등. 우리 일상의 사소한 일들을 동양화로 바꾼 것. 그런데 나는 이 그림들이 상당히 좋았다. “왜?”라고 물어보면 이유는 뻔하디 뻔하다. 책에서는 콘트리트나 건물 혹은 자동차, 컴퓨터가 없다. 그리고 억지로 힐링 시켜주려는 자연의 모습도 많은 것이 아니다. 이 사람이 그림의 주제는 조선시대 사람들이다. 현대인들의 고민을 하고 있는 조선시대 사람들. 왠지 내가 조선시대에 살고 있다면 전혀 고민하지 않을 문제를 지금 고민하고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그런데 좀 그렇긴 하다. 이 책의 그림들은 선이 극대화 되어 표현돼 있다. 그래서인지 조금 딱딱한 느낌들이 드는 그림들이다. 힐링에도 여러 종류가 있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즐거운 그림을 보여주는 것, 아름다운 그림을 보여주는 것, 창의적인 그림을 보여주는 것 등. 수많은 것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선택한 방법은 정적인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