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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 세상 - 출판 4.0
유병천 지음 / 예원미디어 / 2018년 3월
평점 :
ICBM급의 미사일. 그래. 미사일로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요즘 사람들은 한마디로 말해서 미사일 같다. 정해진 목표를 향해 미친 듯이 내 달리기만 한다.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누군가가 좌표를 찍고 가리킨 곳을 향해 날아가, 그 위치에서 자신의 피폐함을 목격하고 파괴되는 미사일과 현대인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미사일이 안되면 뭐가 되냐고? 그건 불발탄이다. 터지지 않은. 많은 사람에게 제대로 성공해지 못했다는 손가락질을 받는 그런 불발탄 말이다.
책을 읽으며 ‘무한경쟁’이라는 수식어마저 식상해져버릴 정도로 무뎌진 나의 인생이 떠올랐다. 나는 왜 이렇게 살았을까를 되뇌게 하는 책 이었다. 저자가 하는 말 하나하나에 내 인생에 대한 깊은 반성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잠시의 행복을 버리고, 난 미사일처럼 미친 듯이 날아가 버리기만 했다. 미사일이든 로켓이든 태어난 목적이 정해진 목적지까지 미친 듯이 달려야만 하는 것이기에, 나 또한 내 머릿속에 좌표가 가리키는 곳으로 향하기만 했다. 잠시의 행복은 사치요, 오로지 본 목적을 성취한 다음에 나의 진정한 행복이 찾아온다고 생각 했다.
저자가 쓴 글들은 매우 짧았다. 하지만 이 짧은 글들을 마치 한 자객이 던진 비수나, 몰래 숲속에 있던 닌자가 나타나 나에게 던지는 표창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저자가 나에게 더닌 비수들은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충분히 알고 있기에 그리고 앞으로 내가 알고도 무시하고 갈 것이기에 진정 비수 같은 것 이었다.
미사일은 정체할 수 없다. 나 또한 정체되어 있을 수 없다. 자객과 같은 저자는 비수를 던질 뿐이고, 미사일과 같은 나는 계속해서 정해진 곳으로 향해야 한다.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