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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를 위한 변론 - 지속가능한 지구생태계와 윤리적 육식에 관하여
니콜렛 한 니먼 지음, 이재경 옮김 / 갈매나무 / 2022년 4월
평점 :
정확한 제목은 아닐 것이다. ‘소고기를 위한 변론’보다는 ‘소고기를 만드는 그리고 먹는 인간을 위한 변론’이 더 적확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소를 소고기라는 것으로 부르는 것은 인간이고, 이것을 먹는 것 또한 인간이다. 그래서 정학화게는 소고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을 통해서 저자는 환경주의에 의해 잘못 인식된 식습관 중 하나를 비판하려고 한 것 같다.
나 또한 소고기를 먹을 때마다 윤리적인 문제에서 자유로웠던 것은 아니다. 유리집은 소를 키우, 암소가 송아지를 낳을 때 나 또한 이에 관여해본 적이 있다. 아버지처럼 많이는 아니지만. 핏덩이를 내 손으로 만져보며, 그 핏덩이가 나중에 커서 죽은 것을 먹어본 경험이다. 이게 옳은 것인가라는 생각을 간혹 했지만, 어머니 아버지의 성의와 나아가 소고기가 맛있단느 것을 나 또한 잘 알고 있었기에, 쉽게 소고기를 안먹는 일에 참여하겠다는 생각은 거의 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한가지 더! 그리고 소고기를 먹으면 안된다로 하는 사람들의 투쟁방식이 늘 옳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사람들이 단란하게 식사를 하는 음식점으로 가서 동물의 사체를 보여주며 “여러분들은 지금 폭력을 행하고 있습니다”라는 설득의 방식에 나는 조금도 동의할 수가 없다. 어쩌면 그들 앞에서 더욱 고기를 잘 먹고 배불리 먹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다.
그렇다면 가장 근원적인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소고기를 먹는 것은 어떻게 보면 동물을 윤리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찝찝하게 만들지라도, 소고기를 만들기 위해 소를 키우는 것이 정말로 환경을 파괴할까. 우리는 간혹 이런 이야기들을 듣는다. 소의 방귀가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킨다고. 하지만 정말 그런가. 그리고 소고기에 대한 소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중국인들이 소를 먹기 시직하면서부터다. 인도의 문화가 도 바뀐다면 (물론, 이런 일은 없겠지만) 더욱 기하급수적으로 소고기 소비는 늘지도 모르겠다. 세계 인구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것 또한 문제이지 않나 싶다.
이 책은 그런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를 잠시 멈추게 한다. 생태주의는 우리가 우리의 사회의 문제를 돌아보고 풀기위한 하나의 핵심적인 사상인 것은 맞다. 하지만 현실과 생태주의의 호환은 바라볼 필요가 있다. 어떻게 보면 채식주의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그것이 결과론적으로 우리 삶에 미치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더 나쁠 수도 있는 것이다. 나아가, 이 책은 생태주의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과정에서 꼭 봐야 하는 책이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