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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최첨단 가족 - 성취의 시대, 우리가 택한 관계의 모양
박혜윤 지음 / 책소유 / 2021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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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무엇인가.
나는 이 질문을 듣는다면 한없이 애매할 것 같다.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서 부여되는 의무란 국가에서 한 개인에게 부여하는 의무보다 훨씬 부담스럽다. 그것은 가족의 구성원들과 직접 관련된 것이며 결과 또한 즉각적이다. 그리고 나의 행위로 인해서 가족 구성원들이 피해건 성과건 무조건 받는다. 그렇기에 가족이란 것은 나를 가장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공동체 모델이면서도 가장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이번에 읽은 책 <오히려 최첨단 가족>은 그래서 우리에게 중요한 깨달음을 주는 책이 아닐가 싶다. 나 또한 솔직히 적지 않은 부담을 느기고 살고 있다. 첫째이고 아들인데 나의 수업인 가족 안에서도 최악중 최악이다. 변변한 직장 또한 갖고 있지 못하면서, 아들로서의 부담 또한 적지 않다. 뿐만인가 연애도 못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과연 남편이 될 사람으로서 혹은 아빠로서 제대로된 사회경제적 구실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냥 아이들이 울고 있어도 아내에게 할말 없이 무력한 사람으로 남아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내 반대편에는 한바디로 말해서 슈퍼맨들이 있다. 정말 잘나가는 집의 내 도라 아이들은 벌써 결혼을 했다. 가족이란 최첨단의 훈육 시스템 안에서 영재로 자라서 한 사회의 기득권이 될 수 있는 초단거리로 초고속으로 이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면에서 나는 적절한 직업도 가짖지 못한채 엄청난 시간을 방황하며 돌고 또 돌았다.
이번에 읽은 책 <오히려 최첨단 가족>은 이런 나 자신의 부담을 다소 완화해 주는 책이었다. 하지만 저자와 같은 공동체 중심의 가족관계가 과연 간ㅇ할까 싶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의 핵심을 찌르기도 한 것이었다. 사회경제적인 부를 유지하고 또 그것을 전수하면서 사회기득권으로서의 위치를 향유하기 위한 하나의 공동체 모델을 넘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향유할 수 있는 공동체 모델을 저자는 생각하는 듯 싶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이 책의 저자즈음 되니까. 삶의 여유를 충분히 누려본 사람이기에, 이와 같은 고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도 이런 고민을 하고 싶다. 언제쯤 나의 삶은 개선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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