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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가 없는 세상이다. 인권이라는 것은 천부적인 것이다. 하늘로부터 자연스럽게 부여된 게 바로 인권이다. 하지만 그런 인권을 누리기 위해서 만약 자격증까지 따야 한다면. 이것은 재앙이다. 과거 문재인 대통령은 개헌을 하면서 국민이 아니라 그 안에 사람이라는 것을 넣고 싶어 했다. 생명이 아닌 게 다행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우리나라에서도 시민권을 가진 사람과 시민권을 갖고 있지 못한 사람간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국가는 국만을 보호하기 위해서 자동적으로 그 책무를 해야 하고, 이를 하지 않을 경우 사법부로부터 제재를 받는다. 하지만 이 세상. 체린이 떨어진 31세기 같은 경우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이번에 읽은 책 <FTL에 어서 오세요>는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과 겹치는 면이 적지 않다. 우주적 스케일의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솔직히 이 책에 나오는 주제들은 배경만 우주일 뿐, 우리 주변에서 소소하게 관찰할 수 있는 것들이다. 주인공은 FTL에 고용돼 알바를 하면서 벌어먹고 살고 있으며, 이를 잘 하지도 못해 적지 않게 혼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이와 같은 환경에 무릎을 그대로 꿇지는 않는다.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책의 주인공의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배경과 어우러져서 이 책의 특징은 독특하다. 한마디로 말해서. 왜냐하면 현대 사회에서의 복잡함이 우주을 통해서 전해온다고나 할까. 또한 특유의 라노벨 스러운 설정들은, 상당히 한국적이기도 하면서도 유쾌하다. 책을 보는 내내 배꼽이 빠질 뻔 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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