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 - 원서 전면개정판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43
퀜틴 스키너 지음, 임동현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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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이 기억한다. 후마니타스 출판사에서 나온 <군주론>을 읽었던 이유를 말이다. 공대의 공부가 싫어 어떻게든 회피하고 싶었고, 검은 바탕에 고고해 보이는 초록색 글자가 인쇄된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는 그런 나를 끌어당기기에 충분한 디자인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군주론에 대한 생각은 전혀 머릿속에 남지 않았다. 아스팔트 위에 흙 한 삽을 떠 놓는다고 해서, 그 위에 식물이 자랄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사회과학에 대해서 전혀 지식이 없는 나에게, 당시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은 나에게 이 세상에 군주론이란 책이 있다. 그리고 이 책은 니콜로 마키아벨리란 사람이 썼다라는 단편적인 사실 왜에 어떠한 유기적 지식도 주지 못했다. ! 책이 나에게 준지 못한 게 아니라, 내가 그 책의 지식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만한 상황이 되지 못했다.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제법 군주론을 읽을 만한 나이가 됐고, 적지 않은 배경지식을 갖게 돼 니콜로 마키아벨리를 다시 만나게 됐다. 책의 내용도 그렇지만, 나는 비슷한 텍스트를 읽으며 나 자신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를 알 수 있었던 시간을 보냈다.

 

재취업을 준비하는 50대 취준생인가 vs 잊어선 안 되는 정치철학자인가

 

니콜라 마이카벨리의 <군주론>은 어느 시대보다 민주주의가 일반 정치체제인 시대에 가혹하게 읽힐 텍스트가 아닐까싶다. 통치에 있어서 서슬퍼런 권력의 필요성과, 권력을 휘두를 때 교활함을 합리화시킨 책이 일반 시민들에게 있어서 호의적으로 읽힌 일은 없을 것이다. 특히나 제국주의 국가들 혹은 군주들이 있던 시대와는 달리, 오늘은 시민이 주인이라고 규정짓고 있는 민주주의 세대이니 말이다. 하지만 통치에 있어서는 불가피성이란 것이 존재한다. 나는 마키아벨리가 이 정체에서의 불가피성이란 개념을 가장 먼저 깨닫고 이를 가장 능동적으로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 책 <마키아벨리>는 책의 이름이 잘 보여주듯, 군주론이란 하나의 텍스트보다, 마키아벨리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마키아벨리의 전기가 아니다. 군주론을 비롯해서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비롯해서 쓴 다른 텍스트들을 통해서 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마키아벨리가 왜 그와 같은 고민을 하게 된 것인지를 그가 살았던 시대 그리고 남은 유작 등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군주론이란 단일 텍스트만이 아니라, <로마사 논고>나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집필할 당시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한 대외적 상황, 그리고 외교관이면서 서기관이기도 했던 마키아벨리가 했던 활동들을 통해 풍부하게 마키아벨리의 사상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후마니타스 출판사에서 나온 <마키아벨리 군주론>, 단일 텍스트였지만, 이 책은 보다 풍부한 텍스트들로 마키아벨리의 고민을 보여줌으로서 상당히 입체적으로 그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마키아벨리가 쓴 책은 <군주론>이지만, 나는 오늘날에 맞게 해당 책의 제목을 계정한다면 <리더십>과 같은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을한다. 당대에는 정치적으로 불가피한 선택을 군주 한 사람에게 맡겨졌다면, 오늘날에는 집단안에서 선택한 사람이 그러한 선택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어떻게보면, 민주주의 시대이기에 <군주론>은 더욱 사람들에게 오해를 사는 지점이 더 많은 것 같다. 본질은 특정 사람이 리더가 됐을 때, 가지고 있어야 하는 마음가짐과, 그가 실천할 수 있는 윤리와 같은 것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 마리다.

 

Ps. 솔직히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쓰게 된 계기였다. 단순히 당시 이탈리아 그리고 피렌체가 처했던 상황이 아니라,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쓰게 된 계기 차제가 재미있게 보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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