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vs 과학 - 과학은 합의가 아니라 대립을 통해 성장한다
박재용 지음 / 개마고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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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2를 배울 때가 기억이 났다. 그때의 답답함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까. 화학2를 가리치던 선생님은 친절한 분이셨다. 세상에 그렇게 친절하고 찬찬히 가르쳐주시는 분이 어디있을까라고 생각을 했다. 솔직히 약간 어리버리하기도 했고, 서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선생님은 어쩌면 계약직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그 화학2선생님은 유일하게 의존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화학2지식과 관련해 말이다.

화학2에 들어가자마자, 이전까지 이해와 배치된 과학을 배우면서, 나는 마치 자아를 분리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종종 들었다. 아니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지라는 생각 말이다. 그리고 도저히 그것을 이해할 수 없어, 자아를 하나 만들고, 그 친구에게 맡겨야 할 정도로 혼란이 들었다. ? 양자역학의 세상은 우리가 보통 배우는 뉴턴역학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것이니까 말이다. 어떻게 우리가 물질이라고 부르는 게, 확률에 의거해 존재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지금 글을 쓰고, 생각을 하고, 눈앞에는 이렇게 글들이 하나하나 늘어가는 게 보이는데, 이것들이 어떻게 불완전한 확률에 의해서 만들어진단 말인가. 그런데 아이러니하다. 우리가 그 불완전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폐기했다면, 지금 컴퓨터로 내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일 또한 없었다는 것이다.

과학 대 과학을 읽으면서 나는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예전 <과학혁명의 구조>를 읽을 때, 너무나도 과학철학과 관련된 이야기만 토마스 쿤이 이야기했기에, 뭔가 손에 잡히는, 혹은 인식을 확 자극하는 이야기는 받지 못했던 것 같다. , 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까만 것은 글이었고, 하얀 것은 종이였다. 아니! 어쩌면 나는 반대로 봤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정신없이 글을 읽는것에만 집중했느니 말이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내가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를 읽으면서 그 핵심 내용만 알았을 뿐, 그 내용의 기반이 되는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 이었다. 과학은 혁명적으로 변한다는, 이 책 <과학 대 과학>과 같은 것이지만, 그 풍부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도대체 나는 왜 그 책을 봤단 말인가! 그냥 서평을 보거나 간추린 글을 보고 말지.

이 책 <과학 vs 과학>을 읽어보고 싶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과학형명의 구조>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과학사의 극변적인 변화의 흐름을 느끼고 싶었고, 이 책은 8가지 사건을 통해서 재미있게 이야기 해 주었다. 그리고 내게 있어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2장 빛의 정체를 밝혀라에서는 내 평생의 고민의 윤곽을 잡을 수 있었다. 단순히 모른다, 혹은 이해했다의 차원이 아니라, 적어도 그 기반이 되는 배경, 그리고 갈등의 강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본질적인 문제는 솔직히 아직도 미궁속에 있지만, 내가 고등학교 2학년때 느꼈던 자아분열적 사실에 대해, 해당 문제를 현재소서 겪은 사람들간의 갈등의 강도와 그 입체성을 이해할 수 있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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