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홀로 선 자본주의 - 미국식 자유자본주의, 중국식 국가자본주의 누가 승리할까
브랑코 밀라노비치 지음, 정승욱 옮김, 김기정 감수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이제는 우리에게 경제체제로서 남아있는 대안은 하나다. 하나이니 대안이라는 말 또한 쓰기는 어렵게 됐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히 이제는 노멀이 된 자본주의를 고쳐가면서 여기까지 왔다.
자본주의만큼 이상과 현실이 많이 대립했던 이념(?)이 있을까. 애덤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을 이야기하며, 이기심 가득한 시장에 맡기는 것이, 시장을 유지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 이야기했다. 하지만 케인즈를 비롯한 수많은 케인지언들은, 시장에 정부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과거 시장 개임의 필요성은, 가난한 시민들을 구제하고, 또 시장에서 발생하는 모순적인 상황들을 정부가 조정하기 위한 관점에서 필요하다는 것 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그렇지 않다. 시장의 힘은 더 커졌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모순이란 시장적이지도 않다. 2차 세계대전 이전에 발생했던 대공황은 시장 자체의 모순, 너무 시장에게만 맡기면 수요와 공급 또한 왜곡을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마 오늘날에 일어나는 시장에서의 문제란 철저하게 수용와 공급의 문제로 해석되기 힘든 것들 또한 많다. 거대 스케일에서의 수요와 공급의 문제만이 아니라, 미시 스케일이지만 그것들이 상당히 일반화 돼,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김종인 대표가 찬성하고 있는, 공정거래 3법과 같은 것들이 대표적일 것이다. 자본주의가 첨단화 되 만큼, 그 안에서의 모순 또한 첨단화 됐고, 이런 모순을 없애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국가라는 입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재벌이라는 한 집단에서의 우두머리가 불공정한 일을 혹은 반시작정이돼 자신에게는 이득이 되는 일을 벌일 수 있을만큼의 짓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반시장적이라는 말은 경제학과 관련된 말이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사회학과 관련된 말이기도 하다. 표면적으로는 경제 활동이돼, 그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계층과 권력이라는 지극히도 사회적 모순과 관련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모순이 많은 나라일수록(대표적으로 우리 나라), 경제적 모순 또한 많이 벌어지고 또 이를 고치기 힘든 것을 비단 연관성 없는 일만은 아닐 것이다.
홀로 선 자본주의는, 절대적 패권이 된 자본주의가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할 지를 논하는 책이다. 한 국가에 1당만이 존재할 때 생길 수 있는 일이란, 그 1당이 부패하지 않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즉, 1당만 있을 때, 가장 쉽게 벌어질 수 있는 사건이 당 자체의 부패다. 일본이 아마 대표적인 예시일 것이다. 손타쿠라는 말로 총리와 관련된 혹은 당직자와 관련된 것들이 모두 꼬리자르기로 돼 버렸다. 권력의 교체가 일어날 수 있다는 긴장감이 있어야, 내부에서도 쇄신의 노력을 하고, 외부에서도 비판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냉전기간 자본주의 또한 공산주의와 경쟁하며 내부의 문제를 없애기 위해 노력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즉 외부의 적이 사라진 시점에서, 스스로의 근면성을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일을 자본주의 스스로가 할 수 있어야 하나는 것이다.
홀로 선 자본주의가 주는 통찰은 바로 여기에 있다. 적이 사라진 자본주의는 과연 스스로 변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는가? 물론, 이는 국가마다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어떻게 보면 ‘홀로 선 자본주의’ 문제는 ‘홀로 선 민주주의’ 문제로도 볼 수 있다. 어떤 악덕한 지도자 혹은 독재자가 있는 국가라 하더라도, 자신의 국가에서 모드 자기들만의 민주주의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자본주의 또한 마찬가지 신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 홀로 선 자본주의는 다양한 관점에서 자본주의가 과연 홀로설 수 있는지를 조명한 책이다. 민주당이 현재와 같이 그나마 재역할(솔직히 재역할을 한다고 보기 힘들때가 많다)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그나마 내부에 쇄신파의 목소리가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내부에서 또한, 이와같이 자본주의를 뜯어 고치고 수정할 사람이 생길까? 자본주의를 그리고 시장을 자신에게 맞춰 해석하고 합리화 시키려는 세력에 맞서, 진정한 자본주의, 자본주의가 추구하려는 사회적 이상에 맞추려는 사람이 과연 생길까. 이 책을 읽는 동안 머릿속을 맴돌던 소리가, 어째 한해 한해 갈수록 멤놀이를 하는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