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랜드 - 사악한 돈, 야비한 돈, 은밀한 돈이 모이는 곳
올리버 벌로 지음, 박중서 옮김 / 북트리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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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비즈니스. 얼마 전 한 언론사에 지원하기 위해서 해당 언론사에서 끈 기사를 보다가 알게 된 단어다. 물론 빈곤 비즈니스라는 말이 본디 있었던 것을 아닐 게다. 기사를 쓴 기자가 창조한 말일 것이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을 이야기 할 때 쓰는 빈곤이라는 말과, ‘비지니스라는 말은 기사를 내내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다. 부동산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거주 공간인 쪽방을 캐시카우라 이야기하며, 그곳에서 나온 가난한 자들의 돈을 자신들의 재산을 불리는데 사용했다. 그들에게 쪽방은 정말 하나의 현금을 벌기 위한 비즈니스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쪽방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어떤 사회에 살아가고 있는지 몰랐다. 한달에 20~30만원 정도 싸게(?) 빌린 집이, 어떤 원리에 의해서 돌아가고 있는지 그들은 전혀 눈치체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기자는 이를 빈곤 비즈니스라 불렀다. 세상이 쪽방을 부동산 매물로 생각하며 돈을 버는 상황을 빈곤 비즈니스만큼 더 적확한 말이 있을까.

<머니랜드>를 읽는 내내, ‘빈곤 비즈니스라는 말을 만들어낸 한국일보의 쪽방 기획이 생각났던 이유는 바로 이 이유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터부시 생각하는 쪽방을, 돈을 불리기위해서 이용하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 정보력이 없다시피한 쪽방 사람들은 자신들이 돈이 어디로 향하는지 당연히 모를 것이고, 쪽방을 터부시하며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이 자신의 일인지 대부분의 시민들은 관심도 두지 않는다. 부동산 거래라는 합법적인 일을 하면서도, 비도덕적인 비윤리적인 방식이라는 것은 세 살 아이들도 알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비윤리적이며 비도덕적인 문제들이 우리의 인식에 의해 가려져서 안보이는 경우도 있다. 바로 이 책 <머니랜드>도 이와 같은 문제와 닿아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머니랜드

 

이 모든 자산은 여전히 안전하게 머니랜드로 은닉되어 있으며, 그곳에서 무려 수십 년 동안 세계 거의 모든 구석구석에서 모은 돈들을 합쳐 놓고 있다. 이런 일은 우연이 아니다. 머니랜드가 존재하는 까닭은 그 청지기에게 돈을 벌어 주기 때문이며, 그들은 이곳의 부유한 시민들에게 봉사하는 대가로 두둑한 보수를 받는다. 유령 회사, 신탁, 비밀은행계좌를 제 발톱과 이빨로 사용하는 호랑이는 머니랜드인이 아니라 오히려 청지기들이다. 그들을 종이 호랑이라고 부르고 싶은 유혹을 느낄 수도 있지만, 다음에 살펴보게 될 것처럼 그들은 결코 만만한 존재가 아니다.” - 111PP

 

미국의 학자 브룩 해링턴이 이러한 부관리 산업에 관한 저서인 <국경 없는 자본>에서 그 실행자 여러 명을 인터뷰하고, 학술 대회에 참석하고 전문 문헌을 연구했다. 이것은 진지하고도 신중한 저술이며, 그렇기 때문에 머니랜드의 조력자들에 관한 그 경고가 무청이나 당혹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그들의 일은 현대 조세국가의 경제적 기초와 법적 권위를 급격히 잠식한다.” 그녀는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신탁, 역외 회사, 재단을 이용해서 전문직들은 불평등이 영속되고 성장하도록 보장하며, 급깅 혁명이 아니고서는 역전이 어려울 정도까지 되는 것을 확고히 했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우크라이나로 돌아가서, 그녀의 말뜻을 입장하는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자. - 153PP

 

책을 읽는 내내 정의에 대하여 생각을 했다. 정의란 것은 결국 우리가 익숙한 환경의 테두리 안에서만 최소한으로 지켜질 뿐, 우리 인식밖에서는 정의가 진공인 상태가 된다.

왜 일반 사람들은 쪽방과 관련된 비즈니스를 알지 못했을까. 안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사회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고민하지 않았다. 밖에 있는 사람들은 그들의 존재 자체를 터부시했다.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조세피난처와 같은 문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머니랜드와 같은 문제들은 풀리지 않을까. 쪽방을 통한 비곤 비즈니스가 사람들이 터부시하는 인식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면,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것은 기술이다. 우리가 땅속 깊은곳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모르듯, 하늘 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 또한 잘 알지 못한다. 빈곤의 문제가 땅속 깊은곳의 문제라면, 역외에서 벌어지는 탈세의 문제들은 일반인 기본적으로 상식 바깥에서 벌어지는 문제다. 과연 우리 사회의 일반 사람들이 회계사를 만날 일이 얼마나 많을까. 변호사는, 정치인은, 이 책에 등장하는 돈의 문제들과 관련해 일반 사람들은 대개 일상에서 만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정보값이란 측면에 있어써, 일반 시민들은 돈을 아끼기 위해서 “00마트에서 세일을 하고 있다.” “00투자로 돈을 많이 벌었다정도가 전부라면, 이 책에서 돈을 불리고 숨기는 사람들은 이런것을 초월한 대화를 하고, 그 안에서 법적 기술을 발휘하는 사람들이다.

한국일보의 기사 쪽방 기획이 우리 사회 빈곤과 관련된 곳에서 일반 시민들이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재산을 축적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고발을 했다면, 이 책 <머니랜드>는 그 반대편. 즉 우리의 인식 밖에서 기업인, 정치고, 은행인들이 재산을 축적하기 위해서 어떠한 일르 벌이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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