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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지도 죽지도 않았다 - 파란만장, 근대 여성의 삶을 바꾼 공간
김소연 지음 / 효형출판 / 201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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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의 존재를 나에게 처음 알려준 것은 교수님이었다. 처음 여성학에 대한 존재를 들었을 때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생물학의 종류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하~~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어떤 사람들이 한 숨을 쉴지 모르겠다. 나는 왜 사회학 안에 여성학이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오로지 과거 여성과 남성에 관한 것 또한 생물시간에밖에 배운적이 없기에, 생물학의 부분 아닐까 했다.
그 교수님은 이대 출신이었다. 지금은 젠더 연구소 소장으로 계신다. 이 책 <미치지도 죽지도 않았다>는 나에게 여성학의 존재를 가르쳐준 교수님처럼, 우리나라에서 여성학이 번성하기까지 어떤 공간이 그런 여성학의 발전에 토대가 됐는지에 관한 간단한 책이다. 물론, 이 책의 간판은 이화여자 대학교다. 일제 강점기 신여성담론이 있었을 적. 흔히 이야기하는 신여성이 존재하고 태동했던 곳을 시작으로 우리 역사 속에서 여성들의 권리가 신장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기관 그리고 공간이 중심적인 역할을 했는지에 관한 책이다.
여성 그리고 공간
공간은 사람들의 인식을 지배한다. 어떤 한 공간에서 여성들이 장애를 느낄 수밖에 없다면, 그 공간에서는 잠정적으로 여성들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는 여러 담론들을 만들어 낸다. 농경사회에서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힘이 약하다는 이유로 권리가 보장되지 못했다. 뿐만인가. 기본적으로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우월하지 못하다는 인식체계가 만들어진 이후에는 그것이 확장되고, 사회 곳곳에서 여성들을 차별하는 기제들이 형성되게 만들었다. 이 책은 어쩌면 이미 보편적인 여성 차별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여성학이 발전하는데 어떠한 공간이 중심적인 역할을 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라 할지도 모르겠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말이다.
과거 마르크스가 도서관에서 <자본론 1권>을 썼고, 마르크스의 인생을 따라가다 보면 공산주의가 왜 필요한지, 현재 사회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 수 있듯이, 이 책 <미치지도 죽지도 않았다>를 읽어보면, 왜 해당 공간에서밖에 여성들의 권리 신장이 있을 수밖에 없는지, 왜 다른 곳에서는 여성들이 차별 받을 수밖에 없었는지. 비록 여성과 공간에 관한 텍스트이지만, 역사적으로 시대적으로 그리고 사회 맥락적으로 이 텍스트는 다양한 시선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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