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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선비가 일본 사무라이를 만날 때
임태홍 지음 / 하움출판사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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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와 사무라이. 조선이란 나라와 일본이란 나라를 가장 잘 상징하는 두 직위 혹은 신분이 아닐까 싶다.
과거 일본에 한 번 간적이 있다. 그들은 친절했다. 하지만 그 친절을 나는 부담스러워 했다. 예의라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에 의해 온전히 만들어진 것이긴 하나 그들이 이야기 하는 예는 왜 그렇게 절도있고, 부담스러울 정도로 비굴해 보이는지 알 수 없었다. 무엇이 그들의 문화를 만들었을까. 물론 예의라는 것 또한 온전한 문화의 산물만은 아니다. 문화는 예의를 탄생시키겠지만, 예의 또한 문화에 영향을 준다. 무엇이 최초였는가. 닭이 먼저인가 알이 먼저인가. 이 논쟁에서 빠저나올 수 없지만, 적어도 우리는 이 둘 간이 어떠한 상호작용이 있었는지를 통해 굳이 무엇이 먼저였는지에 대한 논쟁을 하지 않아도 한 사회에 대해 입체적으로 알 수 있다.
사무라이. 그 맞은편에는 선비가 있다고 한다. 아니 어쩌면 이 둘의 만남은 피할 수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조선의 선비 그리고 일본의 사무라이
기묘하다. 바로 옆에 붙어있는 나라간에 이렇게 다를 수가. 한 쪽은 문을 숭상한다. 반면 다른 쪽에는 무를 숭산한다. 각각이 상징하는 가치와 이를 체화한 신분이 해당 나라를 움직이는 핵심 축이다.
이 책 <조선의 선비가 일본 사무라이를 만날 때>를 읽는 내내 나는 계속해서 일본과 한국이 왜 이렇게 가까운데 먼 나라가 됐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고민하고 또 고민하기 위해서 이 책을 봤다고 해도 모르겠다. 한일 무역전쟁 외에도 수많은 문화적 충돌이 양국간에 있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문화적으로 양국간의 장벽이 허멀어졌다고 해도 될 것 같다. 한국 남성들은 일본 여성에 대한 판타지와 일본 포르노를 소비한다. 일본의 10대들은 한국의 화장법 그리고 한국의 드라마와 한국 음식들을 사랑한다.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 이자카야는 이제 흔한 술집이 됐다. 물론 한일 무역전쟁이 있기 전에 말이다.
가깝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책을 읽는 내내 저자가 나에게 고민을 하라고 했던 지점이기도 하다. 이 책 <조선의 선비가 일본 사무라이를 만날 때>는 두 세계관의 대립이다. 대립이라고 하여 무조건 나ㅃ느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두 나라가 서로와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왔는지, 어떤 상호작용이 양국간에 있었는지. 문화 그리고 각 나라의 상징적인 인물간의 차이를 통해 양국의 차이에 대한 이해를 도모한다. 책은 약간 지루하긴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현재 읽을 만한 책이 아닌 것은 아니다. 한국과 일본의 충돌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는 누군가를 제압하려 들기보다 이해하려 들고 서로 맞춰가려고 하는 게 최선의 방법 아닌가 싶다.
현재의 시민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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