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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일상의 낯선 양자 물리 - 아인슈타인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면
채드 오젤 지음, 하인해 옮김 / 프리렉 / 2019년 6월
평점 :
아마 이 책을 신청한 것은 과거의 공부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 나는 양자 공부를 포기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첫 번째. 그것은 너무나 어려운 분야였다. 두 번째. 해당 분야를 쉽게 설명해줄 혹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을 설명해줄 사람들이 내 주위에는 없었다.
고등학교 3학년 1학기. 나는 양자 영역이라는 것에 대해서 배웠다. 화2시간에 말이다. 선생님은 착한 분이셨다. 적어도 2학년 때 확학을 가르치던 무능하고 가르치지도 못하며 오만에 찬 아저씨는 아니었다. 하지만 고3대 만났던 선생님 또한 그렇게 다르지는 않았다. 오비탈의 문제 즉. 전자 구름의 형성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선생님은 해 주시지 않았다. 단순히 교과서 그리고 부교제에 있는 여러 그림들을 외우고, 문제들을 외우는 방법 뿐. 이럴려고 내가 이과에 들어왔는지, 화학 시간만큼 후회를 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 책 <익숙한 일상의 낯선 양자 물리>를 신청한 이유는 이와 같다. 양자 영역은 우리의 인식과 너무나도 동 떨어져 있는 곳이다. 분명히 우리는 양자의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양자들은 우리와 똑같은 물리 법칙이 아닌 다른 불리 법칙에 의해 움직인 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단순히 달느 수식이 필요하다는 차원을 넘어, 양자 영역이 갖고 있는 인식론적 장벽. 우리가 평소에 경험하던 물리 현상과는 다름에서 오는 거대한 크래바스는 쉽게 메워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와 같은 방식으로 고3이 지나고 대학교 1학년이 지났다. 그 이후로 양자 영역에 대한 공부는 끊겼다. 하지만 뭐랄까. 그래도 돈을 낸 공부들인데, 확실히 알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무엇보다 약간 똥을 덜 닦은 찝찝함이 양자 영역과 관련된 다큐 혹은 주변의 문제들과 마주할 때마다 나를 자극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낯설 수밖에 없는 양자 영역이 이상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사용을 위해 양자의 어떠한 특성이 사용되는지 그리고 그 특성의 원리에 대하여 설명해주는 책이다. 교과서적인 양자에 대한 설명이 아닌, 한층 더 높은 층위에서 양자영역이 얼마나 넓은지에 대하여 위에서 내려다보는 식으로 가르쳐 준다고나 할까. 우리가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해당 분야에 대하여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매끄럽지 않은 인식으로 인하여 순간순간 부딪치는 어려움의 존재는 무엇인지, 혹은 자신이 배우고 있는 방향이 정확히 맞는지 모를 때 생겨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양자와 우리를 상당히 가깝게 만들어 준다는 면에 있어서 과거의 나에게 타임머신이 있다면 전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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