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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가지 키워드로 읽는 시민을 위한 조선사
임자헌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5월
평점 :
“세련됐다!”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오는 역사 책들이 있다. 역사를 곧이 곧대로 딱딱하게 서술한 것이 아닌 현재의 상황에 잘 맞게 편집해 서술한 책이다. 물론 세련됐다는 의미와 “잘 꾸몄다”는 것은 다소 다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역사책들 중에는 제법 역사를 전공한 사람들 것이 몇몇개 있다. 가령 설민석처럼 말이다. 잔뜩 국뽕을 바른 역사학 콘텐츠를 주로 파는 그이의 책들은 뭔가 현실에서 벌어질 수 있는 문제를 역사 속에서 잘 찾기보다, 현실의 일을 설명하는데 있어 역사를 상당히 도구적으로 이용하며, 냉철한 사실보다 대부분의 야사들을 통해서 이야기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그의 책들을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 메디치 미디어에서 출간한 <시민을 위한 조선사>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현실의 문제를 조선이라는 국가를 통해서 본다. 하지만 저자가 현실의 문제를 풀기 위해 가져온 조선의 이야기는 그렇게 가볍지도 혹은 글을 그냥 많이 쓰기 위해서 가져온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정말 현실의 문제를 제대로 복기하기 위해서 조선시대의 역사를 가져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가령 외교 문제를 보라. 현재 미중 패권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은 과거 명청 교체시기 조선의 운명과 그렇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저자는 단순히 당시대에 어떤 선택을 조선이 했고, 명과 청은 어떠한 상황이었는지 단편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냉정하게 사실을 분석하고, 그 분석한 사실을 현실에 적용하는 모습을 책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역사를 다룬 수많은 책이 있지만 나는 이 책을 세련됐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었던 것은 우리나라의 정치와 조선시대의 파당 정치를 이야기 한 것이다. 물론 비교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설민석이 비슷하게 이와 관련하여 이야기르 f한 적이 있는데, 조선시대의 정치를 단순히 비난 혹은 빨아주는데 그친 부분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저자는 차갑게 전치의 본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고 조선시대의 정치와 오늘날의 정치의 문제를 세련되게 비교하면서 우리 정치가 조선시대보다 나아져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솔직히 이 책은 내가 앞으로 시험을 준비하는데 있어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ㅎㅎ. 너무 좋은 책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