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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 그들 - ‘그들’을 악마로 몰아 ‘우리’의 표를 쟁취하는 진짜 악마들
이안 브레머 지음, 김고명 옮김 / 더퀘스트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자주 접하는 단어 하나가 있다. 바로 이분법이다. 사람들은 세상을 이분법으로 바라보며, 하나를 좋게 다른 하나를 나쁘게 폄하한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솔직히 내가 봤을 때, 이분법을 이야기하면서 페미니즘을 특별한 운동이라고 포장하는 사람들 또한 자신들이 비판하는 이분법의 함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분법이라는 것은 사람이 생각을 하는데 있어서 자연슬버게 도출되는 과정일 뿐이다. 하나가 2둘로 나눠지고 이 둘은 3 그리고 4으로 계속해서 나누어 진다. 아마 이 나누어지는 시간은 계속해서 느려질 것이고, 2개로 나눠진 시점에서 만들어진 사상들이 사람들에게는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즉, 이분법이라는 것은 생각의 과정일 뿐이지 그것이 무언가 악마화 될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이분법의 본질적인 특성은 생각하지 못하고, 이분법 자체를 악마시화 하면, 결국 자신들 또한 그 함정 안에서 빠져나올 수 엇게 된다. 패미니스트들 또한 이분법을 통해서 자신들과 그 밖의 사람들을 나누고 지금과 같은 투쟁을 이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대 그들
어쩌면 이 책에 나온 사례들은 우리나라와는 별로 관계가 없는 것들이라고 독자들은 생각하지 모르겠다. 하지만 앞의 이분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나는 줄 곳 생각을 했다. 사람들이 자기와 다른 사람들을 구별하는 것에 부정적인 감정이 더해지면 언제나 차별을 하거나 혹은 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과 느낌은 그들로 하여금 우리 대 그들의 프로그램 안으로 들어가게 만들고, 자신과 동질성을 갖고 있는 그룹에 모인 사람들은 현명하고 피해자이며 존엄한 사람들로 묘사를 하고 반대쪽에 있는 사람들은 상상 가능한 모든 부정적인 포장을 씌어 버린다.
따라서 우리 대 그들은 비단 외국에서만 벌어지는 사건은 아니다. 우리가 99%다 혹은 우리가 50%다 라고 외치며 특별함을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 또한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우리 대 그들>의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기자 시험을 준비하면서 <미래의 저널리스트에게>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에서는 세상의 모든 것을 악마시화 하지 말라는 격언을 들었다.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것. 혹은 입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쉽게 오해를 하고, 그것을 악마화 한다는 것 이었다. 우리 대 그들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크게 다르지 않다. 책에 나온 사례들은 죄다 이와 관련되어 있다. 다만 그 사회의 문화적 사회적 혹은 특수한 정치적 상황 때문에 독특한 우리 대 그들의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어쩌면 우리 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단일민족이란느 말이 잘못된 말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서구 사회 혹은 남미에 비해서는 상당히 동직적인 집단을 이루고 있는 사회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우리는 우리 내부에서 ‘우리 대 그들’로 나뉘며 끊임없이 분열을 하고 있다. 과연 답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