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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이 지방을 망친다 - 지방분권의 함정, 균형발전의 역설 ㅣ 지금+여기 7
마강래 지음 / 개마고원 / 2018년 11월
평점 :

1년에 한번인가. 지역의 시민들을 기쁘게 하는 뉴스가 하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것은 바로 국회 예산 심의 때 국회의원들이 지역구 예산을 빼돌리기 하는 것이다. 정부가 내놓은 예산들을 자신의 지역구에 조금이라도 돌리기 위해서 흔히 카톡 예산이나 쪽지 예산등이 국회에 매번 등장하는 뉴스가 1년에 한번씩 나오고 있다. 매번 이런 예산에 대해서 중앙의 언론들은 비판을 하지만 지방에서는 다른 뉴스들이 나오고 있다. XXX의원이 이번에 우리 지역구에 00을 짓기 위해서 예산 YY억원을 확보했다는 뉴스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지방에 분배되는 예산을 갖고 중앙의 언론들은 국회에 매질을 하고 있고, 지역에 있는 언론들은 간만에 지역구 의원에 대한 칭찬 기사를 쏟아 낸다. 그런데 지역민들은 국회의원들의 노력을 알아줄까? 또한 이런 예산들이 지역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이 정말 지역민들에게 좋은 것일까? 만약 이런 예산들이 좋은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 좋은 것일까? 지방을 살리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고, 그것을 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나는 지난 번에 마강래 교수가 쓴 <지방도시 살생부>를 읽으며 지방이 미래에 어떤 짐을 떠넘길지 알게 됐다.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이 모두 그렇다. 개개인들이 의도하지 않은 문제들. 어쩔 수 없이 산 정상에 떨어진 비가 언젠가는 바다로 향하듯. 구조적인 문제들은 언제나 거대한 문제들을 필연적으로 만들어 낸다. <지방도시 살생부>를 읽으며 느꼈던 것도, 지방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미래에 어떻게 되는지 알게 되는 엄청난 디스토피아였다. 공공재를 유지하기 위해서 그와 같은 엄청난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참 상상하기 힘든 일 이었다. 그렇다면 마강래 교수가 이번에 낸 <지방분권이 지방을 망친다>라는 책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솔직히 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방 문제에 대하여 그토록 신랄한 문제제기를 하고, 지방 문제를 현재와 같은 방법으로 풀면 엄청난 디스토피아가 이야기 할 것 같은 사람이 이번에는 무슨 더 추가적인 이야기를 할지 나는 매우 궁금했다. 그리고 솔직히 <지방도시살생부>에서 할 말은 다 한 것 같은데 더 할말이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신청했다.
<지방분권이 지방을 망친다>의 핵심 내용은 간단하다. 그것은 저자가 과거 <지방도시 살생부>를 통해서 내놓았던 대안을 조금 더 구체적을 다음었던 것이다. <지방도시 살생부>를 통해서 현재 우리나라 지방분권 문제의 구조적인 차원에서 원인을 짚었다면, 이 책은 현 정책의 문제점과 함께 앞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지방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를 논하고 있다. 특히 재미있는 지점은 지방 문제를 우리의 이웃 국가인 일본이 어떠한 식으로 풀었는지를 이야기 한다는 점이다. 자세한 예시를 통해서 마 교수는 우리가 갖고 있는 지방문제 해결에 대한 환상을 걷어내게 하고, 현실에 대하서 논하면서, 현실적 해결 방법에 대하여 독자들을 점진적으로 이끈다. 도발적인 책 정말 잘 읽었다. 다음에도 또 개마고원 출판사에서 책이 나온다면 꼭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