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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마지막 공부 - 마음을 지켜낸다는 것 ㅣ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기자로 활동하던 시절. 한 친구가 자기계발서를 쉽게 쓰는 방법이라는 기사를 써서 히트를 친 적이 있었다. 그가 쓴 기사는 비록 제목은 자기계발서를 쓰는 방법이었지만, 실제로는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자기 계발서들이 얼마나 쉽게 쓰여지는지를 비판하는 논지의 기사였다. 물론, 그 글의 주제는 그 친구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논문을 보고 그 내용을 간추리고 자신의 생각을 얹어서 썼다고 하는데, 어쨌든 내가 있던 신문사가 개국하고 그 친구가 쓴 글만큼 히트한 글이 없었다고 소문이 자자했다.
질문 하나만 하자. 그런데 자기계발서라는 것이 과연 오늘날만의 트렌드 일까. 자기계발서는 크게 보면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다독여 주는 것. 다른 하나는 채찍질 해주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사회 여러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경험을 다라서 다양한 자기 계발서들을 내놓는다. 하지만 채찍과 다독임이라는 이 이분법에서 탈출 속도를 만들지 못하고 번번이 두 지점 안으로 떨어진다. 그렇게 오늘날의 자기계발서들은 혹은 미래에 나올 자기계발서들 또한 이 범주에서 탈출하지 못한채 계속해서 똑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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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때는 어땠을까. 그리고 조선시대 유명한 학자는 어땠을까. 혹은 조선시대 유명한 학자 중 우리에게도 친근한 다산 또한 자기계발서라는 것이 필요했을까? 라는 진물을 해보면 당신은 <다산의 마지막 공부>라는 책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이야기 그대로 다산이 불안한 자신의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 읽었던 책들에는 무엇이 있고, 그 다산이 읽은 콘텐츠들을 우리에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한자라 포함되어 있다는 것, 셀럽이라고 할 수 있는 다산이 읽었다는 것 외에는 우리 사회에서 흔하디 흔한 자기계발서와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정학용이라는 실학자 또한 현세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 완전한 탈출 속도를 만들지 못한채, 삶에서의 고민과 이를 어루만져줄 혹은 자신을 다그쳐줄 무언가가 필요했음을 이야기 하고 있다. 어쩌면 이 책의 내용 자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사람에게는 지금 당신아 하고 있는 일이 의미있다고 이야기 해주는 사람 혹은 당신을 더 강하게 몰아부쳐 줄 사람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런 조언이 필요하고, 약간 색다른 조언을 받고 싶다면 과거 정약용이 읽었던 자기계발서를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 이 책으 그 책이니 말이다.
참고로 나는 채찍을 택했다. 나에게 필요한 한 구절을 위와 같인 캡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