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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매혹 사이 - 왜 현대미술은 불편함에 끌리는가
이문정 지음 / 동녘 / 2018년 9월
평점 :
미술에 문외한이다. 초등학교 시절. 아니 물감이나 찰흙을 좀 만질줄 알게 된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도 미술은 내게 전혀 익순한 것이 아니었다. 학교 벽을 볼 때마다 보이던 수많은 수채화 혹은 시기한 재료들로 만들어진 미술품을 볼 때마다 나는 “학교가 어디에서 사 온거겠지”를 상상했지만, 모든 작품들을 가까이에서 보면 아는 선배들의 이름이 조그맞게 붙어 있었다. 나에게 있어 미술 작품을 그린다는 것은 마치 하나의 집을 지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생전 지어본 적도 없는 집을 지어본 적도 없으면서 말이다.
기본적으로 미술 작품의 시작을 어떻게 끊어야 하는지부터 몰랐다. 어디서부터 그림이든 머든간에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모두가 하는 것들을 그저 따라만 할 뿐. 내가 먼저 나서서 창조적으로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작품이라기보다 쓰레기가 돼 버렸다. 그런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도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고, 미술이 내 대학 진입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기에... 나도 그렇고. 미술도 그렇고. 서소를 버린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날인가. 이 책을 받은 순간. 난 다시한번 생각하게 됐다. 역시미술을 하는 사람들은 천재가 맞구나. 그리고 내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서 있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
혐오와 매혹사이 이전에
내가 읽은 책의 이름은 <혐오와 매속 사이>다. 그리고 이 책의 부제는 “왜 현대미술은 불편함에 끌리는가”이다. 솔직히 나는 이 책의 부제를 보지 않았다면 이 책이 불편한 책인지도 모를 뻔했다. 나에게 미술은 완전히 지식이 없는 분야다. 그래서인지 엄마가 아기에게 “그거 위험해” “그거 먹지마” “그거 나쁜거야”이렇게 가르쳐 주지 않고서는 도저히 분별 능력이 없다. 그런데 이 책은 단순히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차원을 넘어 나에게 한가지 질문을 더 던진다. 현대미술은이 무엇인지 모르는 나에게 현대미술은 “불편하다”라는 이야기를 꺼낸다. 정보량이 많아 머리가 터질법도 하지만, 뭐 나름대로 재미있게 본 것 같다.
어쨌든. 이 책은 현대 미술이 불편하다! 혐오스러울 수 있음을 나에게 인식시켜 주었다. 이것도 어쩌면 자그마한 수확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미술책을 요즘 보면서 생각하는 건데, 이 세상의 정말 천제들 중에는 왜 미술을 하는 사람들인지 알 것 같았다. 메시지 그리고 생각을 풀어가는 영역이 완전히 개방되어 있고 완전히 개방된 상태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정말 쉬운 문제가 아닌 것 같다. 특히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작품들처럼 혐오스러운 것까지도 작품의 일부분으로 만든다는 것. 나는 정말 상상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