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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는 아니지만 매일 피아노를 칩니다 - 느리게 하지만 선명하게 달라지는 나를 만나러 가는 길
김여진 지음 / 빌리버튼 / 2018년 7월
평점 :
“전국민이 악기 하나씩은 나룰 줄 아는 나라를 만들고 시다” 고 노회찬 의원이 과거 기자로부터 어떤 나라를 만들고 싶냐는 말에 대한 답변이다. 정말 구체적이고, 그 사람이 어떠한 정치를 지향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한 마디가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악기는 물질적 풍요의 상징이 아니라 정신적 풍요의 상징이다. 악기 하나만 갖고 있어도 그 사람에게는 사람이 모여들고 동물들 조차 모여든다. 악기는 한 사람을 가락이라는 것으로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며, 또 하나의 자기 표현의 방식 중 하나다. 전 국민이 악기를 하나씩 갖고 있다는 것은, 전 국민이 정신적으로 여유가 있고, 이 여유가 악기로 발현되는 세상을 만들다고 싶다는 것으로 나는 알아 들었다. 물론 이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양극화를 없애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피아니스트는 아니지만 매일 피아노를 칩니다>라는 책을 읽으며 머릿속을 맴돌던 나의 생각. 그것은 너무나도 단순했다. 일단 나 자신이 어떻게 살아 왔는지에 대한 반성이었다. 과거 나 또한 악기를 연주한 적이 있었다. 연주라기 보다 숙제에 가까웠다. 전국민이 초등학교 시절 리코더나 단소 하나쯤을 물어봤을 것이다. 매우 보편적인 그 악기들 말이다. 나 또한 그때 리코더와 단수를 분 기억이 있다. 하지만 솔직히 엄청 못 불었고, 잘 불어 지지도 않았다. 한 음악을 불려고 하는데 거의 2주가 걸린 적도 있으니 말이다. 그냥 입으로 불면서 손가락만 까딱까딱하면 될 일인데. 나는 그때의 악연을 다시는 만들고 싶지 않았다. 악기를 만지게 되면 내 정신이 파괴되고 시간만 잡아먹을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대학 때도 누구나 한번씩 들어가는 동아리에 들어가 악기를 한번씩은 만져보는데 난 쳐다보지 않았다. 바로 영자신문을 읽는 동아리에 들어가거나, 영자신문을 만드는 학교 기관에 들어가 열심히 스펙을 쌓았을 뿐이다. 악기가 없는 삶. 그것은 팍팍했고 여유 없었다. 남는 시간에 나는 무엇을 해야 하리 조차 몰랐다. 악기가 있었던 시간도 괴로웠지만, 악기가 없었던 시간 또한 만만치 않게 괴로웠다.
<피아니스트는 아니지만 매일 피아노를 칩니다> 우리는 악기를 왜 연주하는가. 그것은 우리 자신의 정신을 위해서다. 자가 치료?라고 할지도 모를. 굳이 최고가 될 필요도 없다. 우승할 필요도 없고. 음악은 우리를 기본적으로 만족시켜주는 것이다. 나도 취업을 하면 나의 악기를 무엇으로 할지 생각해 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