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가림
어단비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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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위병조장실은 낮에 받았던 여름의 뜨거운 햇빛에 의한 열을 밤이 방출했기에 마치 보일러를 켜 놓은 것처럼 내부는 더웠다. 위병조장 실의 열기는 11시가 되어도 식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잠시 모기에 몸이 뜯길 것을 무릅쓰고 더위를 피해 위병조장실 밖으로 나갔다.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위병소에서 꾸벅꾸벅 졸며 근무를 서고 있는 2명의 병사와, 하늘에 떠있는 밝은 달 이었다. 달은 언제나 아름다웠다. 그리고 밝은 달을 볼 때마다 어디에선가 바람이 은은히 물어와 살갓에 있던 더위를 데려가곤 했다. ! 그랬다. 그게 너무 좋았던 것 같다. 달을 볼 때마다 나에게 바람이 불었던 것 같다. 그 바람은 마치 달에서 실려온 것 같았다. 그 때부터 였을 것이다. 달에 대한 나의 로망이 생긴 것이. 그저 하늘에 떠 있는 거대한 물체일 뿐인데, 그때부터 달에 대한 온갖 사모하는 마음이 생겼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사모했던 달은 신비롭지 않았던가.

<달가림>에서 이야기 하는 달가림이란 북한말이다. 우리말로 하면 월식을 뜻한다. 내가 이 책을 리뷰어스 클럽에서 읽고 싶은 이유도 다른 무엇보다 이 책의 제목 때문이었다. 달을 다룬 소설. 그것만으로도 왠지 모를 감성적 오르가즘을 느끼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을 배달받고 하루가 지나지 않아 다 읽게 됐다. 환상적인 제목에 환상적인 이야기. 여름의 더운 열기를 책에서 나온 달빛과 바람은 그 열기를 한 풀, 한 풀 벚겨가는 것 같았다. 책의 내용이 괴기스럽고 공포스러웠던 것이 아니라, 묘사와 책의 내용에서 나는 소름이 도았다. 작가는 살려야 할 부분은 제대로 사리고, 죽여야 할 부분은 제대로 죽이며, 상당히 리드미컬하게 서술을 했다. 또한 이야기 구성 또한 신비러운 부분이 적지 않았다.

정말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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