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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생물과 산다 - 인류 기원부터 시작된 인간과 미생물의 아슬아슬 기막힌 동거
김응빈 지음 / 을유문화사 / 2018년 4월
평점 :
어찌 보면 당연하고, 어찌 보면 이상하다. 미생물이란 것은 말이다. 오늘 나는 논둑에서 일을 하다가 논둑에 사는 수많은 잡 벌레들을 봤다. 물웅덩이라는 결코 깊지도 않은 장은 공간 안에서 수 많은 오만 벌레들이 그 안에서 자신의 생명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었다. 복잡하게 생긴 녀석이라고 해봐야 그냥 스케치북에 대충 그려도 될 만한 가는 선형 몸둥아리에 몇 개의 촉수 혹은 털이 난 구조 이상은 아니었다. 비가 오면 순식간에 죽어버릴 이 녀석들. 하지만 이 녀석들은 비가 다시 오면 혹은 주위에 물이 생기면 순식간에 다시 나타난다. 오래전 사람들은 초파리는 공기중에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초파리는 언제 어디에서건 나타나니 말이다.
미생물과 산다는 것. 솔직히 유쾌한 일은 아니다. 우리는 이 유쾌하지 않은 동거를 잊기 위해 수도 없이 미생물들을 죽이는 의식들을 한다. 의식이라면 의식. 생활이라면 생활이다. 손씻는 일부터 시작해 세탁 혹은 설거지 등등등. 어쨌던 떨어져 나가는 것은 한정된 미생물들 뿐이다. 그런데 이러한 행위를 문화적으로 반복하면서.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우리는 미생물과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미생물의 존재를 인식하기 전에, 우리의 행위, 일상에서 하는 것들 자체가 그들과 가까워 질 수 없다는 것이다. 내가 먹는 음식에 내가 입고 있는 옷에 내가 잠을 자야 하는 비게에. 이렇게 이상한 애들이 붙어있는게 얼마나 이상하냔 말이다. 아무리 미생물이 좋은 애들이라고 하더라도 솔직히 일상에서는 잘 드러내지 않는 이 녀석들의 형태와 행동 때문에 친해지기 힘든 것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뭐. 이 세상의 장의사들. 의사들. 인간의 죽음과. 인간 몸속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도 고기를 먹고. 이래저래 잘 살지 않나. 나도 이런 책을 보며. 미생물을 계속 접하면 친해지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ㅎㅎ. 어쨌든 이 녀석들은 매 순간 새로 태어나도. 나와 함께 살고 있는 녀석들 아닌다. 이 녀석들이 내 몸에 기생하고 있는 생물이라면, 어차피 나란 인간도 지구라는 행성에 기생하는 생물 그 이생 되지 않는다. ㅎㅎ 도진개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