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황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9
이노우에 야스시 지음, 임용택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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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황-이노우에 야스시

   

<인간은 우연에 인해서 만들어지고, 이로 인해 만들어진 운명이라는 놈을 받아들인다.>

   

집에서 있으면서, 컴퓨터와 tv시청을 번갈아 한다. 웹 서핑이 질릴 때쯤에, 안방에 있는 텔레비전을 보고, tv프로그램 중에서 더 이상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방영을 안 하면, 다시 웹 성핑을 한다. 그 날도 웹 서핑이 지겨워져서 안방에 들어가서 tv를 켠 다음,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어디엔가 방영할 텐데...’라는 생각을 가지고, 리모컨의 숫자들을 계속해서 눌렀다. 이렇게 다양한 채널들을 다니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발견했다. 그것은 [서프라이즈]라는 프로그램 속에 <서프라이즈1,2,3>이라는 코너이다. 그때 이 코너에서 방영한 이야기는 어느 중국인의 이야기이다.

   

이 중국인은 우연히 동굴 속에 걷다가, 그 속에 매장되어 있는 유물들을 발견했다. 그래서 중국인은 이 사실을 정부에게 알렸지만, 정부는 기다리라고만 통보하고 아무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 중국인은 유물들을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서, 외국인들에게 헐값으로 팔아 넘겼다. 대부분의 유물들은 외국인들의 손으로 넘어간 시점에서, 정부는 뒤늦게 그 사실을 알고 부랴부랴 봉쇄를 했다. 그리고 유물들을 팔아넘긴 중국인은 결국 어떠한 이유로 인해서 가사를 탕진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라는 내용이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속으로 ‘고놈, 참 고소하다’라고 생각을 했다. 이에 대한 구체적 이야기가 궁금해서 인터넷을 검색했다. 검색을 하면서 발견한 ‘둔황’이라는 책이 위의 내용(중국인의 이야기)과 연관이 되어 있다는 글귀를 보고 곧바로 주문하고, 얼마 뒤에야 다 읽게 되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조행덕이 ‘나’에게 다양한 조언 및 질문들을 했다는 것이다. 우선, 조행덕이 ‘지금의 나’에게 한 조언은 “지금 하나의 목표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말고 주위를 살펴봐.”라고 말이다. 이에 대한 생각을 유발한 부분은 ‘조행덕이 서하 여인을 만나는 장면’에서 이다. 더 자세히 말하면, 행적은 진사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수도인 개봉을 찾아왔다. 그의 몯표는 진사시험에 합격하여 관리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시험 당일 차례를 기다리던 행덕은 잠시 잠이 들어서, 시험도 보지도 못하고 낙방하고 만다. 다음 시험까지 3년을 기다려야 한 조행덕은 실의에 빠진 채 개봉 저잣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판자위에 알몸으로 드러누워 있는 한 여인을 목격한다. 손가락이 잘려나가면서도 의연한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그녀의 다부진 모습을 통해, 행덕은 그녀의조국인 서하라는 이 여인을 구해주자 그 여인 그에 대한 보답으로 서함문자가 적힌 문자를 천 조작을 건네주었다. 그 천 속에 사하글자를 본 행덕은 이 글자를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그곳으로 가기로 마음을 먹는다.

   

위의 조행덕의 모습을 보면, 사람은 하나의 우연으로 인하여 먼 훗날 자신의 모습이 달라질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조행덕이 시름에 빠져 곧바로 집에 갔었더라면, 서하라는 나라에 가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서자의 군대에서 어느 정도 되는 직책을 맡지도 못했을 것이며, 불교 공부도 하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행덕의 모습을 보면 인간은 여러 가지 우연으로 이루어진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실에서도, 분명 일부 사람들은 자신의 확고한 믿음으로 계단처럼 올라가서 자신의 목표를 얻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어떤 것을 얻기 위해서 노력하다가 우연치 않게 살펴본 것들로 인해서 취직 및 사업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저자는 ‘지금의 나’에게 “지금 하나의 목표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말고 주위를 살펴봐.”라고 조언을 하고 있다.

   

다음으로, 조행덕이 ‘지금의 나’에게 한 질문은 “지금 취업난이 심각한 현실 앞에서 너는 어떠한 행동을 할 것이니?”라고 말이다. 이 질문이 떠올랐던 부분은 서진의 군대가 사주(둔황)으로 몰려 왔을 때, 인물들의 다양한 반응모습이다. 즉 서진의 군대가 쳐들어 온다라는 ‘우연’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우선, 위지 왕조의 후예라고 떠벌리고 다니는 위지광은 어떻게 해서든지 살고 애쓰고 있으며, 그와 동시에 이득을 챙기기 궁궐의 금은보화를 챙기는 저돌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대로 과주 태수 연혜는 지금 이 상황은 누구도 거스릴 수 없는 역사의 소용돌이 라면서 궁궐 안에 숨어 있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사주에 있는 주지 스님들은 외부의 적이 쳐들어오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절차가 중요하다면서, 구체적인 행동을 하지도 않고, 끊임없이 회의만 하다가 지쳐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나한테 위와 같은 상황 속에 놓이게 되면, 위의 인물들 중 어느 사람처럼 행동 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 주었다. 이 말을 현실에 맞게 변형을 하면, “지금 취업난이라는 험난한 시련 앞에서 너는 위의 인물들 중에서 행동을 할 것인가?”라고 풀이 할 수 있다.

   

연혜처럼 “경제가 어려우니, 취업을 못하는 구나”라는 맘을 먹고, 방관적인 자세를 가질 것인가? 아니면 스님들처럼 “사회경제가 나빠서 내가 취업이 되지 않는다는 탁상공론에만 빠져서, 이론적인 사회 개혁만 해야 한다”고 말로만 주장 하고, 반대편의 사람들과 논쟁을 벌리기만 할 것인가? 아니면 위지광처럼, 지금이 상황 속에서 지금까지 자신의 꿈을 위해서 준비한 것을 포기하고 ‘묻지마 취업’을 할 것인가?라고 말이다.

   

조행덕이 나에게 전한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인간은 우연이라는 놈에 의해서 생성되고, 성장된 존재이다. 그렇지만 이 우연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운명이라는 실체가 결정이 된다. 따라서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나는 조행덕이 나에게 건넨 질문을 어떻게 받아들이지 아직도 생각 중이다. 얼마 남지 않는 하반기 취업시즌이다. 더 이상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써 보여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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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창 - 대한민국은 청춘을 위로할 자격이 없다
임지선 지음, 이부록 그림 / 알마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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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창-임지선

   

<“자넨 대기만성형 일세.”라고 말하는 이의 심정.>

   

[대기만성]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이 단어의 뜻은 큰 그릇은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는 말로, 큰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자성어는 윗사람이 자기 나름대로 애쓰는 아랫사람에게 격려 차원으로 전할 수 있는 단어이다. 이 ‘대기만성’을 아랫사람에게 말하는 윗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윗사람은 그 단어를 말하기 전에, 아랫사람의 자질, 재능 그리고 생활 양식을 찬찬히 살펴보았을 것이다. 아랫사람을 관찰을 하면서, 머리 속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답을 내리고 있을 것이다. ‘남들 보다 더 높은 열정 및 노력을 하고 있는가?’, ‘특별한 재능이 있는가?’.

   

자기(윗사람)가 보기에, 아랫사람은 남들 보다 노력도 하지 않고, 재능도 없어서 자신의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것 이라는 판단을 내린다. 그렇다면 문제는 이 다음부터다. 이 윗사람이 자기 나름대로 노력하는 아랫사람에게 “넌 재능이 없으니, 될 수가 없다.······· 다른 길이나 찾아 봐라” 라고 말할 수 있을까?. 즉 노력하는 자를 앞에 두고, 괴로운 마음이 생겨나지 않으면서 위와 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대부분의 윗사람들은 “자넨 대기만성 형이야, 조금만 더 노력하게.”라는 말만 되풀이 한다.

 

지금 우리사회도 이 ‘대기만성’ 이라는 말을 20대인 청춘들에게 말하고 있다. 지금 20대 청춘은 무겁고, 단단하게 조여진 ‘등록금’의 족쇄를 끌고 다니고 있다. 그리고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으며, 갓 가스로 생긴 일자리도 정규직 보다 비정규직인 경우가 더 많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20대에게 3가지 금지사항’ 이라는 씁쓸한 말이 있다. 연애 금지, 결혼 금지 그리고 출산금지. 구체적으로 말하면, “자기가 벌어서 혼자 살기도 어려운데 어떻게 연애를 해.”, “요즘 결혼비용이 1억 이라는데, 어느 세월에 돈 모아서 결혼을 합니까?”, “ 지금 계속해서 교육비가 증가하고 있고, 임금은 예전 그대로 인데, 어떻게 얘를 가르치고 살아 갈수 있습니까?”. 윗분들(대부분의 언론 및 책들)은 이런 청춘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로 위로를 건넨다. “젊었을 때는 고생도 사세 한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그러니 지금 힘들다고 말하지 말게, 분명히 열심히만 하면 먼 훗날 웃는 날이 올 걸세.” 라고 말이다.

   

수많은 책과 언론들은 청춘들에게 ‘대기만성’이라는 반쪽 짜리 처방전을 제공하려 애쓰고 있다. 즉 우리(청춘)가 지금 겪는 상황은 우리 자신의 노력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구조로 인하여 그런 것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 것이다. 이번에 읽은 <현시창>은 수많은 청춘 관련 책들과 반대다. 즉 윗사람들이 말하고 싶은 ‘사회라는 구조 속에서 청춘들이 어떻게 이용되고 이용당하는지’를 서술한 책이다. 이 속에서 우리가 외면하는 우리 이웃들의 모습들이 있다.

   

2011년 7월 2일 새벽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이마트 탄현점, 이곳 지하1층 냉방설비를 수리하기 위하기 위해서 들어간 인부 4명이 다음날 모두 숨진 채 발견이 되었다. 숨진 이 중 한명은 서울 시립대 학생 황승원씨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제대를 하고, 복학하기 전 학비를 벌기 위해서 일했다가 참변을 당한 이야기. 그 외에도 명문대에 입학을 했지만, 살인적인 등록금에 허덕이는 여대생. 주문하자 30분 안에 배달 못할 시, 주문이 꽁짜라는 마케팅 속에서 위험적한 질주를 하는 피자 배달원 이야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근처 빵집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옆집 빵 속에 쥐를 넣어서 문제를 일으킨 쥐식빵 사전. 그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 주위 청춘들은 시음소리를 내고 있다. 이 책에 소개 하는 이야기는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가 겪고 있는 것일 수도 있으며, 아니면 앞으로 겪을 수도 있는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놓여 있는데, 주위 사람들이 “괜찮아, 정춘이니까.” 라는 위로만 받는 것에 끝내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왜 이러한 상황에 놓여져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철처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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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1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인규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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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이 책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읽었다. 그동안 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지나친 신뢰감’ 때문이였다. 중학교 시절, 친구와 같이 집에 가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갔다. 그날 그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하게 되었다. 친구는 자신이 그동안 읽었던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이 <노인과 바다>에 대해서도 말했다. “이 소설은 그냥 단순해. 노인이 어느 날 커다란 참치는 잡았는데, 그 참치를 배에 실고 오는 도중에 상어들에게 습격을 당하게 돼. 결국 도착할 때에, 참치의 머리와 뼈만 남았다. 라는 이야기야.” 라고 아주 간단하면서, 무미건조하게 나한테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 당시에 친구의 말을 들은 다음, 나는 ‘<노인과 바다>라는 책 완전 재미없구나, 읽어보지 말아야지.’라고 마음을 먹었다.

 

과거의 이런 내가 갑자기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아주 단순했다. 올해 말에 실시하는 ‘문학동네 서평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분량이 짧은 <노인과 바다>를 선택한 것뿐이다. 이런 단순한 이유로 이 책을 읽게 되었고, 읽으면서 두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하나는 그 친구가 했던 말은 책의 내용을 완전 삭막하게 전달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친구는 ‘이 책을 제대로 읽지 않았다.’ 라는 것이다.

 

이번에 <노인과 바다>를 읽으면서, 노인의 모습에 대해서 자주 감탄을 했다. 이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산티아노 할아버지라는 노인은 지난 84일 동안 물고기를 잡지 못했었다.

 

p33 나는 줄을 정확하게 드리우지, 노인은 생각했다. 다만 더이상 운이 없을 뿐이야. 하지만 누가 알아? 오늘이라고 운이 트일지? 매일매일이 새로운 날인걸. 운이 있다면야 물론 더 좋겠지. 하지만 난 우선 정확하게 하겠어. 그래야 운이 찾아 왔을 때 그걸 놓치지 않으니까.

 

그 다음날인 85일째에, 기존보다 먼 바다로 나가서 낚시를 했다. 드디어 낚싯줄에 물고기가 걸린 것이다. 길이 5.5미터, 무게 700kg이 나가는 대형 참새치. 노인은 이틀간 밤낮으로 낚싯줄에 걸린 대형 참새치와 사투를 벌인다. 참새치는 낚싯줄을 끊으려고 바다 속 깊이 들어가려고 하고 아니면 힘으로써 줄을 끊게 하려고 한다. 동시에 노인은 이런 참새치의 행동에 대처를 한다. 낚싯줄을 더 늘리게 하면서 기운을 빠지게 한다든지, 아니면 배의 저항력을 높이려고 노를 수직으로 걸쳐둔다.

 

p49 이럴 때 라디오를 들을 수 있다면 정말 멋질 텐데. 그러다가 그는 생각했다. 한순간도 물고기를 잊어서는 안 돼.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만 생각해야 돼. 바보 같은 짓을 해서는 절대 안 돼.

 

이렇게 2일 동안 참새치와 싸우면서 할아버지는 참치를 정복대상이 아닌 하나의 친구로 여긴다. 힘에 부친 상황에서 노인은 옛날의 장사였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이 상황을 극복하려고 애를 쓴다. 이러한 노인과 참새치의 사투 과정 속에서 노인은 참새치를 하나의 과시욕이 아닌 친구로 여긴다. 나중에 노인은 참새치에게 너를 일부러 죽이려고 온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역할(어부)을 하기 위해서 왔다라고 말을 전한다. 이렇게 해서 잡은 참치를 보트에 싣고, 집으로 돌아간다. 가는 도중에 상어떼에게 습격을 받는다.

 

p107 하지만 나는 내 물고기를 물어뜯은 상어 놈을 죽였어, 노인은 생각했다. 게다가 놈은 내가 여태껏 본 덴투소 중에서 제일 큰 놈이었어. 하느님도 아시겠지만 난 큰 놈들을 많이 왔어.

 오래가기에는 너무나 좋은 일이었어, 노인은 생각했다. 차라리 모든데 다 꿈이라면, 내가 저 물고기를 낚은 일이 전혀 없던 일이고 그저 혼자 침대에 신문지를 깔고 누워 있는 거라면 좋을 텐데.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어.” 노인은 말했다. “사람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 언정 패배하지 않아.” 그래도 이렇게 되고 보니 저 물고기를 죽인 게 후회스럽군, 노인은 생각했다.

 

처음에는 꼬리, 그 다음에는 대뱃살, 그 다음에는 아가미등을 뜯어 먹는다. 그렇게 상어떼 에게 당해고 나서 보트는 해안가에 도착을 했다. 그때, 보트에 실린 것은 참치의 대가리와 앙상한 뼈만 있었다.

 

p126 물에 반사된 가로등 빛을 통해 물고기의 커다란 꼬리가 배의 고물 뒤로 높이 솟아 있는 게 보였다. 그리고 허옇게 드러난 기다란 등뼈와 주둥이가 뾰족 튀어나은 시커멓고 커다란 머리가 보였고, 그 사이로 뼈만 남은 텅 빈 잔해가 그대로 드러나 보였다.

 

나에게 소설 속 노인의 모습은 한 장의 사진처럼 기억에 남는다. 물고기를 잡지 못한 84일 동안 어부로써의 자존심이 구겨졌을 텐데도, 자신에게 분명 ‘운’이 찾아온다 라고 믿으면서, 그 날을 위해서 준비하는 노인의 모습. 마침 그 기회가 왔을 때, 힘든 순간이 와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잡으려는 노력과 결국 참새치를 싣고 돌아오는 모습. 상어떼 에게 참새치를 빼앗기는 과정에서 격렬히 저항하는 노인의 강인한 모습.

 

이러한 노인이 겪은 상황은 나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해준다.

어느 누구도 행복한 순간이 있고, 이 순간을 즐기면서 보낸다. 이 순간을 얻기 위해서, 분명 힘든 고생을 했을 것이고, 심지어 주위 사람들의 눈치도 받았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드디어 내가 원하는 것’을 얻게 되었을 때, 만족감 및 행복감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속으로 ‘이렇게 열심히 살고, 노력한 나를 하늘이 외면하지 않고, 도와 준 거야.’ 라고 읊을 것이다. 하지만 행복한 순간에 반드시 시련이 점점 다가온다. 그 시련이 소설 속 노인처럼 자신이 노력해서 얻은 것이 한 순간에 빼앗겨 버려진데도, 그와 같은 상황 속에서도 좌절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 나에게 전해준 첫 번째 메시지이다.

 

소설 속 마지막 부분에서 노인은 자신의 방에 와서, 깊은 잠을 청했다. 만일 노인이 집에 도착하고 나서도 계속해서 상어에게 뜯겨지기 전의 청새치를 계속해서 생각했다면, 집에 가서 잠이 올까? 내가 노인의 입장이라면 오히려 아쉬워서 잠을 안 잘 것이다. 아니 못 잤을 것이다. 자신의 노력을 해서 얻은 최상의 청새치를 어느 누구(상어)가 빼앗아 가고, 쓸모 없는(뼈와 대가리) 것만 남겨서 억울한데, 잠이 오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는가.

 

노인은 잠을 잘 수 있었던 것은 최선을 다 해서 일 것이다. 즉 자신의 능력범위인 극한 상태까지(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가서 최고의 상대(청새치)와 만나서, 그와의 대결에서 이겼다. 그것(청새치)을 외부에 있는 것들(상어떼)로부터 지키려고 최선을 다 했기 때문에, 노인은 침대에 눕자마자 깊게 잠에 빠져든 것이다. 이러한 노인의 자세는 ‘청년’의 모습과 유사하다. (제가 말하는 ‘청년’의 의미는 단순히 20대인 남자, 여자를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청년은 자신의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서 애쓰는 사람을 지칭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조정래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자기가 노력을 한 게 자기 스스로를 감동하게 할 정도가 되어야 그게 정말로 노력하는 것". 이 말씀처럼 자기가 한 노력에 스스로가 감동을 받을 만큼 목표 및 목적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본 자를 청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나에게 전해준 두 번째 메시지이다. 노인의 이런 모습을 보면, 그는 ‘겉만 늙은 청년’이다. 그와는 반대로 나는 몸은 청년인데, 마음도 청년인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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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예쁜 것 - 그리운 작가의 마지막 산문집
박완서 지음 / 마음산책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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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예쁜 것은 그 사람입니다.>

 

이번 책은 선생님의 마지막 산문집이다. 처음으로 박완서 작가를 알았던 것이 ‘나목’이라는 책으로 인연을 맺었다. 처음에 좋은 인연으로 맺어서인지, 다른 작품들을 읽으면서 작가의 모습을 상상을 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의 책 <세상에 예쁜 것>을 읽을 때, 나는 어린 시절 핫도그를 먹듯이 읽었다.

꼬마였던 시절, 어머니와 같이 동네 시장에 가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꼭 ‘핫도그’를 사주셨다. 이 ‘핫도그’는 다음에 시장으로 데리러 나오기 위한 ‘어머니만의 유인책’이 였을 것 이다. 핫도그 가게 앞에서 잠시 동안 있은 뒤에, 가게 아저씨가 나에게 핫도그를 건네 주었다. 갓 튀겨진 핫도그위에 다양한 소스를 뿌려진 핫도그. 어린 마음에 그 핫도그를 오랫동안 맛보기 위해서, 핫도그의 빵 옷만을 우선 야금야금 먹었다. 결국 빵 옷을 벗긴 핫도그를 만들었다. 그렇게 만들고 나면, 누가 그 소세지를 ‘홀라당’ 빼앗아 먹을 것 인거 마냥, 주위를 살피면서 먹은 기억이 있다. 이번 책이 ‘선생님과의 마지막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자, 그 시절 꼬마처럼 조금씩 읽어 나갔다. 감동적이고 인상적인 구절이 나오며, 다른 노트에 옮겨서 적었다. 아니면 눈으로 그 글귀들을 뚫어져라 바라면서 마음과 머릿속에 새기어 넣으려는 자세로 반복해서 읽어나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인 부분은 <세상에 예쁜 것>이다. 특히 삶과 죽음을 바라본 선생님의 시각이다. 그 장면은 다음과 같다. 박완서 선생님의 친구 한 분이 마지막 자신의 생명 불씨가 점점 작아지고 있으면서 병원 침대위에 누워 있었다. 그 환자는 죽음의 그림자가 점점 다가오는 순간에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손자의 발바닥이다.

 

p83 그러나 그런 생각이 옳지 않다는 걸 곧 깨달았다. 고통스럽던 병자의 얼굴에 잠시 은은한 미소가 떠오르면서 그의 시선이 멈춘 곳을 보니 잠든 아기의 발바닥 이었다. 포대기 끝으로 나온 아기 발바닥의 열 발가락이 “세상에 예쁜 것”탄성이 나올 만큼, 아니 뭐라고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예뻤다. 수명을 다하고 쓰러지려는 고목나무가 자신의 뿌리 근처에서 몽실몽실 돋는 새싹을 볼 수 있다면 그 고목나무는 쓰러지면서도 얼마나 행복할까. 병자도 지금 그런 위로를 받고 있음이 분명했다,

 

이 장면을 보면서, 나는 두 가지를 생각했다. 하나는 ‘죽음’의 의미이고, 다른 하나는 얼마 전에 돌아가신 ‘숙부님’이다. 지금 나는 20대로써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기’ 보다 앞으로 남은 인생에 대한 청사진을 그렸고 그 청사진을 실체화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죽음’ 이라는 단어보다 ‘희망’찬 미래를 생각하는 나. 분명 어느 누구도 죽음의 문턱에 가까이 다가가는 삶을 살고 있으면서, ‘죽음’이라는 단어를 외면하고, 오히려 그 ‘죽음’은 쓸쓸하고, 외롭다 라는 감정을 내포한 단어로 여겨지고 있다. 여기서 박완서 선생님은 죽음의 의미를 다시 봐주었다. 환자는 점점 죽음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는데, 그 상황 속에서 새 생명의 발가락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짓는 모습. 죽음은 단지 ‘외롭고 쓸쓸한 것’만은 아니다 라는 점을 알려 주셨다.

 

위 장면을 읽으면서 얼마 전 고인이 되신 숙부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숙부님이 겪으신 상황은 책의 내용과는 반대이다. 숙부님의 경우, 자녀들이 어린 시절(4-6세)에 이혼을 했고, 그 이후 홀로 살아 오셨다. 숙부님이 숨을 거두기 직전 찾으신 분은 전 부인도 아니고, 나 도 아닌, 그분의 아들, 딸이였다. 서거하시기 며칠 전에 그 애들한테 연락이 닿아서, “한번 병원으로 와서 너희 아버지를 한번 뵈었으면 좋겠다. 너희 아버지께서 너희들을 보고 싶어 하신다.”라는 말을 전했다. 그렇지만 그 애들이 지난날 이혼의 상처 때문인지 병실로 오지도 않고 마지막 가는 길에도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숙부님은 마지막 생명의 불씨가 꺼져가는 순간에도 얼마나 얼굴을 보고 싶어 하셨을까?, 그 애들의 목소리를 얼마나 듣고 싶어 하셨을까? 죽는 그 순간까지····.

 

인간만큼 약한 동물도 없다. 그래서 인간은 서로서로 모여서 살고, 서로에게 위로 및 행복함을 얻으면서 살아야 하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어느 순간에 우리 자신도 다른 누구에게 위로 및 행복감을 주는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만일 그 순간이 오면, 후회 없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정말이지 후회 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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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성장시키는 독서법 - 책에게 질문을 던지는 소통의 책 읽기 노하우
채석용 지음 / 소울메이트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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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성장시키는 독서법-채석용

 

책읽기는 소통과 같다.

 

모든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면 슬럼프라는 놈이 오기 마련이다. 이 놈과 마주하게 되면, 일부 사람들은 굴복을 하는가 하면(‘~~나는 역시 뭘 해도 안 되는 놈이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됨.), 다른 사람들은 슬기롭게 보낸다.(‘드디어 이놈이 왔구만, 지금처럼만 계속해서 하면, 이 놈도 언젠가 지나가 버릴 거야.’)

 

요즘 나는 하반기 취업준비로 인하여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취업 준비라는 합당한 이유(?)로 인하여 못 읽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그동안 나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보면서 내린 결론은 독서 슬럼프라는 놈이 나한테 왔다는 것이다. 이 슬럼프가 왔으면, 나는 독서법 관련 책을 읽으면서 이놈과 같이 지낸다. ‘다른 사람들의 독서법을 참고해서, 나의 독서법 중에서 문제점 및 보완할 점들을 찾는다. 또한 독서법 책속에서 독자에게 추천하는 책을 발견하면, 노트에 따로 적으면서 나중에 꼭 읽어야지.'라는 말이 몸속 전체로 울려 펴지듯이 속으로 읊조린다.

 

이번 독서 슬럼프에 도움을 주는 책은 <나를 성장시키는 독서법>이다. 이 책의 내용은 단 한 문장으로 요약 할 수 있다. 책읽기는 소통하는 것과 같다.

 

책과 소통하기라는 의미를 알아가기 먼저, “책이란 무엇으로 이루어 진 것인가?” 라는 질문을 먼저 던져야 한다. 책이라는 존재는 저자가 생각하고, 느낀 점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그 내용은 저자의 관점 및 편견들을 간직한 채, 논리적으로 쓰여진 것이 책의 숨겨진 모습이다. 이와 같이 책을 저자의 편견덩어리라고 여기면, 책을 읽으면서 그 내용이 나와 다르게 쓰여져 있다고 자신을 책망할 필요도 없고, 책의 내용이 나의 생각과 유사하게 쓰여져 있다고 우쭐해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저자의 편견덩어리로 이루어진 책독자는 과연 읽으면서 서로 소통이 가능 한가?라는 의문이 든다. 하나의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하겠다. 대학생이 되면 수많은 소개팅 및 미팅을 하면서 대학 1학년을 보낸다. 이런 만남의 장소를 자주 참석을 하면은 관심이 있는 이성과 만날 기회가 분명히 있다. 이와 같은 기회에서 사람들은 이성과 대화를 잘 하기 위한 나름 애를 쓴다. 남자의 경우,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잘 보이려고, 유머스러운 이야기를 말하면서 상대방을 즐겁게 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 또는 상대방의 취미를 물어보면서, 어떻게 해서든지 공통점을 찾으려고 애를 쓴다. (소개팅에서 본)여성의 경우, 남성과는 반대로 말하는 것보다 경청을 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즉 상대방에게 공감을 표시하는 몸짓을 보여준다.

 

남자와 여자는 각자만의 환경 속에서 성장해온 존재이다. 그 만큼 각자 다른 편견 및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다. 위와 같은 소개팅에서 보여준 남녀 간의 모습을 보면, 서로가 상대방에게 맞추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서로간의 대화가 통하기 위해서, 서로간의 소통하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다는 점이다.

 

 

소통을 하는 과정에서 보면, 책읽기 또한 소개팅에서 만난 남녀의 모습과 유사하다. 책을 단순히 정보의 모음집으로 여기는 것 아닌, 나만이 가지고 있는 궁금증에 대해서 저자는 어떻게 생각하고, 그것에 대해서 저자는 어떻게 해서 알아 갔는지를 알아가는 과정. 그 과정 속에서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지 못하면, 독자의 입장에서 그 질문을 적어가면서, 저자는 어떻게 답변하는지를 찾아가는 과정. 이것들이 <나를 성장시키는 독서법>의 저자가 말한 책읽기는 소통인 것이다.

 

소통하면서 책읽기는 먼저 책에 사랑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읽을 책에 대한 개론적인 지식을 보유한 상태가 소통의 첫 번째 단계이다. 이와 같은 독서법는 기존의 독서인 정보위주 보다는 한 단계 높은 독서일 것이다. 앞으로의 독서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실천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p·s 이 책을 쓰신 채석용 박사님, 덕분에 독서 슬럼프를 즐겁게 보낼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채석용 박사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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