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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황 (양장)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9
이노우에 야스시 지음, 임용택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둔황-이노우에 야스시
<인간은 우연에 인해서 만들어지고, 이로 인해 만들어진 운명이라는 놈을 받아들인다.>
집에서 있으면서, 컴퓨터와 tv시청을 번갈아 한다. 웹 서핑이 질릴 때쯤에, 안방에 있는 텔레비전을 보고, tv프로그램 중에서 더 이상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방영을 안 하면, 다시 웹 성핑을 한다. 그 날도 웹 서핑이 지겨워져서 안방에 들어가서 tv를 켠 다음,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어디엔가 방영할 텐데...’라는 생각을 가지고, 리모컨의 숫자들을 계속해서 눌렀다. 이렇게 다양한 채널들을 다니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발견했다. 그것은 [서프라이즈]라는 프로그램 속에 <서프라이즈1,2,3>이라는 코너이다. 그때 이 코너에서 방영한 이야기는 어느 중국인의 이야기이다.
이 중국인은 우연히 동굴 속에 걷다가, 그 속에 매장되어 있는 유물들을 발견했다. 그래서 중국인은 이 사실을 정부에게 알렸지만, 정부는 기다리라고만 통보하고 아무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 중국인은 유물들을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서, 외국인들에게 헐값으로 팔아 넘겼다. 대부분의 유물들은 외국인들의 손으로 넘어간 시점에서, 정부는 뒤늦게 그 사실을 알고 부랴부랴 봉쇄를 했다. 그리고 유물들을 팔아넘긴 중국인은 결국 어떠한 이유로 인해서 가사를 탕진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라는 내용이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속으로 ‘고놈, 참 고소하다’라고 생각을 했다. 이에 대한 구체적 이야기가 궁금해서 인터넷을 검색했다. 검색을 하면서 발견한 ‘둔황’이라는 책이 위의 내용(중국인의 이야기)과 연관이 되어 있다는 글귀를 보고 곧바로 주문하고, 얼마 뒤에야 다 읽게 되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조행덕이 ‘나’에게 다양한 조언 및 질문들을 했다는 것이다. 우선, 조행덕이 ‘지금의 나’에게 한 조언은 “지금 하나의 목표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말고 주위를 살펴봐.”라고 말이다. 이에 대한 생각을 유발한 부분은 ‘조행덕이 서하 여인을 만나는 장면’에서 이다. 더 자세히 말하면, 행적은 진사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수도인 개봉을 찾아왔다. 그의 몯표는 진사시험에 합격하여 관리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시험 당일 차례를 기다리던 행덕은 잠시 잠이 들어서, 시험도 보지도 못하고 낙방하고 만다. 다음 시험까지 3년을 기다려야 한 조행덕은 실의에 빠진 채 개봉 저잣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판자위에 알몸으로 드러누워 있는 한 여인을 목격한다. 손가락이 잘려나가면서도 의연한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그녀의 다부진 모습을 통해, 행덕은 그녀의조국인 서하라는 이 여인을 구해주자 그 여인 그에 대한 보답으로 서함문자가 적힌 문자를 천 조작을 건네주었다. 그 천 속에 사하글자를 본 행덕은 이 글자를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그곳으로 가기로 마음을 먹는다.
위의 조행덕의 모습을 보면, 사람은 하나의 우연으로 인하여 먼 훗날 자신의 모습이 달라질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조행덕이 시름에 빠져 곧바로 집에 갔었더라면, 서하라는 나라에 가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서자의 군대에서 어느 정도 되는 직책을 맡지도 못했을 것이며, 불교 공부도 하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행덕의 모습을 보면 인간은 여러 가지 우연으로 이루어진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실에서도, 분명 일부 사람들은 자신의 확고한 믿음으로 계단처럼 올라가서 자신의 목표를 얻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어떤 것을 얻기 위해서 노력하다가 우연치 않게 살펴본 것들로 인해서 취직 및 사업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저자는 ‘지금의 나’에게 “지금 하나의 목표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말고 주위를 살펴봐.”라고 조언을 하고 있다.
다음으로, 조행덕이 ‘지금의 나’에게 한 질문은 “지금 취업난이 심각한 현실 앞에서 너는 어떠한 행동을 할 것이니?”라고 말이다. 이 질문이 떠올랐던 부분은 서진의 군대가 사주(둔황)으로 몰려 왔을 때, 인물들의 다양한 반응모습이다. 즉 서진의 군대가 쳐들어 온다라는 ‘우연’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우선, 위지 왕조의 후예라고 떠벌리고 다니는 위지광은 어떻게 해서든지 살고 애쓰고 있으며, 그와 동시에 이득을 챙기기 궁궐의 금은보화를 챙기는 저돌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대로 과주 태수 연혜는 지금 이 상황은 누구도 거스릴 수 없는 역사의 소용돌이 라면서 궁궐 안에 숨어 있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사주에 있는 주지 스님들은 외부의 적이 쳐들어오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절차가 중요하다면서, 구체적인 행동을 하지도 않고, 끊임없이 회의만 하다가 지쳐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나한테 위와 같은 상황 속에 놓이게 되면, 위의 인물들 중 어느 사람처럼 행동 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 주었다. 이 말을 현실에 맞게 변형을 하면, “지금 취업난이라는 험난한 시련 앞에서 너는 위의 인물들 중에서 행동을 할 것인가?”라고 풀이 할 수 있다.
연혜처럼 “경제가 어려우니, 취업을 못하는 구나”라는 맘을 먹고, 방관적인 자세를 가질 것인가? 아니면 스님들처럼 “사회경제가 나빠서 내가 취업이 되지 않는다는 탁상공론에만 빠져서, 이론적인 사회 개혁만 해야 한다”고 말로만 주장 하고, 반대편의 사람들과 논쟁을 벌리기만 할 것인가? 아니면 위지광처럼, 지금이 상황 속에서 지금까지 자신의 꿈을 위해서 준비한 것을 포기하고 ‘묻지마 취업’을 할 것인가?라고 말이다.
조행덕이 나에게 전한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인간은 우연이라는 놈에 의해서 생성되고, 성장된 존재이다. 그렇지만 이 우연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운명이라는 실체가 결정이 된다. 따라서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나는 조행덕이 나에게 건넨 질문을 어떻게 받아들이지 아직도 생각 중이다. 얼마 남지 않는 하반기 취업시즌이다. 더 이상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써 보여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