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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까짓, 털 - 나만 사랑하는 너 이까짓 1
윰토끼 지음 / 봄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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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이라는 개인적이기도 한, 또는 개인적이지만은 않은 주제로 글을 썼다는 게 읽기 전 부터 기대 가득 이었다. 그리고 기다리던 책을 받았을 때는 어쩜!! 책의 판형도 자그마하니 좋아하는 초록초록한 색과 귀여운, 다소 민망한 포즈의 토끼가 눈에 확 들어온다.

글이 참 깔끔하고 맛깔난다.

''그 부끄러움이 나만의 부끄러움일까 싶었다. 나는 역지사지를 아는 지성인이니까''

''만나서는 안 될 장소에서 만나서는 안 될 사람을 만나버린 기분이랄까''

글 전체에 위트와 재미가 가득하다. 위트있고 재미있는 글을 통해 만연해 있는 편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고 고민하게 한다.
그깟 '털' 때문에 왜 자신을 추한 존재로 인식해야 하는 지에 대해, 그것은 본인 자신만의 문제라고 치부 할 것이 아니라 사회가 여성을 어떤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가를 들여다 볼 필요를 느끼게 해 준다. 그것은 알게 모르게 교육 되어져 '여자라면' 어때야 한다는 인식이 학습된 편견에 불과한 것이라는...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너무 어려워서 그 복잡하고 불확실한 인지, 이해, 수용 등의 과정을 건너뛰고 대상화해 버리는 것이다. 어떤 수단으로 취급하거나 정해진 틀에 상대를 넣어 생각하면 쉬워지니까.''

부끄러움은 모두 내 몫으로 돌린 이야기들이 누군가에게는 의미 있게 다가가기를 바라며 썼다는 작가의 말에 크게 공감하며, 나의 부끄러움이나 허물을 오히려 내입으로 말할 수 있는 그때에 이르렀을때 더이상 내게 부끄러움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나도 경험 했으니까.

털에 대해서는 작가에게 심각한 고민이었는지 모르나(작가님은 극복하고도 남은 듯) 그걸 대하는 작가의 태도를 글로 설명 할 때 어쩜 그리 맛깔나게 풀어 썼는지 책을 읽는 내내 계속 웃음이 터져 나왔다. 만화책을 읽는 것도 아니건만 나는 책을 읽으면서 몇번을 킥킥 거렸는지 모르겠다.(진심ㅋㅋㅋ)

일단, 재밌다. 다른 말로 대체 할 수가 없다.
무지무지 재밌다!!!

''아름다움이란 황금과 비슷하다. 모두가 원하고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쟁취하기 위해 부조리함을 견디고 불합리함을 감내한다. 그럴수록 포기가 어려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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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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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 #마녀단 #이봄출판사

''너는 마법에 대해 잘못 알고 있어. 마법의 원동력은 증오가 아니야. 나의 첫번째 주문은 사랑하는 마음에서 만든 거 였어''

내가 판타지 소설을 읽는 것은 처음이었고 그게 신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작가의 말은 더 마음에 든다.

'사회가 여자에게 허용해 준 힘보다 더 큰 힘을 가진 여성에게 주어진 단어가 마녀인데, 키르케가 바로 그것이었으며 소설 <키르케>를 통해 남성 영웅들이 당연하게 가지고 있는 능력을 여성에게도 부여하고 싶다'

사실, 키르케를 읽기로 마음먹고 그 전에 만화로 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으며 묘사 되었던 여성과 남성 신들에 대해 같은 이유로 불만이 생겼었던 참에 키르케의 등장 이유가 그것이었다니 반갑고 감사하다.

키르케에게는 신이라는 이유로 저절로 주어진 능력과 권위와 자기만의 세계가 없었다. 유배당한 섬을 직접 가꾸고, 그곳에서 자신을 지켜내야 했고, 아들을 지키기 위해 진정한 마녀로 거듭나며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갔다. '여성 대서사시'에 어울리는 마녀 키르케는 그렇게 완성되어 졌다.

키르케는 여느 신들과 달랐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다르지만, 또한 그 다르다는 의미에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형제, 자매 모두에게 비웃음을 받고 조롱거리가 되었으며 아무 능력없는 님프로서 살아 왔다. 그런데 프로메테우스를 만나게 되었을 그 때 였을까,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니, 이미 다른신들과 다르기 때문에 프로메테우스에게 물을 가져다 줄 수 있었을 것이다.

'' 모든 신이 똑같을 필요는 없어''

키르케는 아무도 살지 않는 무인도에 갇혔지만 그곳에서 마법으로 가득 찬 가장 매혹적이고 가장 아찔한 자유를 누린다.
그리고 <키르케> 소설 속에는 첨부터 끝까지 어느 페이지에나 신화가 살아 숨쉬고 있다. 그 신화 한 가운데에 키르케가 존재했다. 키르케의 서사시가 펼쳐지는 동안에는 무엇도 상상 할수 없었고, 눈을 뗄 수가 없을 정도로 그녀의 모험이 숨가쁘게 펼쳐졌다.

마지막으로, 너무나도 재미있어 언젠가 키르케라는 영화가 스크린을 통해 웅장하게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대부분의 신과 인간들은 부평초 같은 삶을 산다. 이리저리 얽히며 정해 놓은 계획없이 여기로 갔다가 저기로 갔다가 한다. 그런가 하면 운명을 올가미처럼 목에 걸고 아무리 반전을 꾀하려 해도 널빤지처럼 곧게 뻗은 삶을 사는 자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미래가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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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클럽 십대를 위한 고전의 재해석 앤솔로지 1
정명섭 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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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는 글에서 '고전 재해석'이 단순히 고전소설에 현대적인 옷만 입히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 변화를 확인하여 정의라는 가치가 시대마다 얼마나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라는 문장이 마음 깊이 와닿았다. 내용도 10대를 위한 소설이여서인지 청소년에게 다가가기 쉬운 관점에서 쓰여져 있다.

전에 읽은 <여왕의 변신>은 서양의 고전을 재해석하다 못해 비틀어 쓴 글로 조금 난해하기도, 당혹스럽기도 했는데 그렇다면, 우리나라 고전을 재해석 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이 딱 그러했다. 청소년을 위한 앤솔로지 1집이라니 아마도 우리나라 고전소설 재해석을 더 기다려도 될 듯 하다.

<내이름은 길동이>ㆍ정명섭
고전소설 홍길동전을 재해석한 글이며 코피노라 불리우는 길동이라는 인물이 혼혈인으로서 한국의 현대사회에서 받는 차별의 문제점을 동화로 풀어썼다.

<연금술 항아리> ㆍ김효찬
고전소설 요술항아리를 재해석한 글로 개인적으로 이 소설이 가장 재미있었다. 본인만이 지니는 '자아'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인데 거기에 반전과 써스펜스까지!
항아리에서 본인과 똑같은 2호 3호가 나오게 되고 그들이 나를 대신하여 생활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인데 마지막에 엄마가 그들중 누구를 선택하게 되는지는 책으로 보시길..

<우렁각시 도슬기>ㆍ남유하
고전소설 우렁각시의 내용을 현대로 가지고와 남자친구에게 '을'의 관계에 있는 여중생이 고전속으로 들어가 새로운 모험을 하며 자신의 가치를 알아차리게 된다는 이야기.

<두 자매>ㆍ전건우
고전소설 장화홍련전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가정폭력을 주제로 하여 폭력으로 인한 가정의 어두운 면을 파헤진 글이다. 스토리가 좀 으스스하다.(무서운건 잘 못보는 나..ㅎ)
.
10대인 둘째에게 읽어보라 하고 한마디 부탁했더니
''고전 소설이 현대식으로 재해석 되어서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라는 평범한 대답이 돌아왔다.
재밌으면 됐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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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달래 아리 - 그래서 고양이 집사로 산-다
윤성의 지음 / yeondoo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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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자존심마저 지켜주는 작가라니!
그의 고양이 사랑은 눈물 콧물 알레르기도 불사하면서 맥주, 달래, 아리 그리고 삐노라는 고양이를 키운다. 집사와 보호자와 형이자 오빠인 그는 세상 따뜻하며 세심하고 유쾌하다.
별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생활속에서 함께하는 냥이들과의 소소한 재미와 냥이들의 하루하루가 참으로 사랑스럽고 따뜻한 감동이다.
고양이보다 고양이 울음소리는 더 많이 낸다는 작가라니 왜 그러는지 너무 공감이 간다!
그런 그의 여행속에서도 고양이는 빠질 수 없다.
작가의 여행에선 어느곳을 가던지 고양이가 함께였으며 세계 어느 곳에서도 그의 눈과 마음은 고양이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고양이라는 생명체가 주는 따뜻한 감동이 가득하며 그런 고양이들과의 우당탕 삶이 저절로 떠오르게 만드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책이다. 다들 알고 있듯이 같이 산다는 건, 같은 공간에 존재한다는 건 생각만큼 쉽지만은 않은 날들이 펼쳐진다는 것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냥이의 집사라면, 앞으로 집사가 될 생각이라면 꼬옥 읽어 보고 감동하고 공감하면 좋을 설레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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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 깊어지면 좀 더 섬세한 인식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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