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161
나도 버려진 게 아닐까요?
누구로부터요?
나도.
누구로부터요?
나로부터요.

나는 누구로부터 버려진 걸까요. 버려졌는데, 누구로부터버려졌는지 몰라 혼란스러워하고는 했습니다.
내가 나로부터 버려진 것이라면 나는 나를 왜 버렸을까요.
그리고 나는 나를 어디에 버렸을까요.
어쩌면 우리는 모두 자신으로부터 버려진 고아들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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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22
‘우리가 삶을 믿으면 삶은 보다 높은 삶으로 보답한다.‘

그 문장을 나는 어디서 읽었을까요.
삶도 계단처럼 단계가 있는 걸까요..
그런데 높다는 건 뭘까요.
높은 삶은 어디에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낮은 삶 또한.
오직 삶만이 있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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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18
어디로 날아갈지 모른다는 점에서 우리 인간의 운명이 씨앗의 운명과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은 저마다 어느 순간 허공으로 날려 어딘가에 내던져지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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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12
"끼니 거르지 말고 밥 잘 챙겨 먹어. 병이라도 들면 어쩌려고 그래? 다들 몸이 내 것인 줄 아는데, 병이 나고 보니 내 것이 아니더라고. 내 몸 중 내 것인 게 하나도 없더라고.눈동자하나도 내 것이 아니더라고. 함부로 대했다가 나처럼 후회하지말고, 귀한 손님 대접하듯 잘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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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91
고분을 복원하기 위해 한옥들을 철거하게 되었다는 기사를읽으며, 과거가 현재인 지금을 내쫓고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고분이 무엇인가요. 옛 무덤이 아닌가요. 1500년도 더 전 무덤을 복원하기 위해 지금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내보내고집들을 철거한다는 사실이 나는 어째서인지 아이러니하게 생각되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간 정의에 따르면 지금은 없다지요. 지금은 과거와 미래의 시간을 연결해주는 연결점이기 때문에,지금은 한쪽의 시작이자 다른 쪽의 끝으로서 시간이기 때문에요.
시작이자 끝인 지금.
지금으로부터 우리를 내쫓는 것은 때때로 과거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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