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노수창은 데칼코마니가 떠올랐다. 종이에 물감을 바르고 두겹으로 접었다 떼면 양편에 같은 무늬가 나타나는 회화 기법……. 반채율을 꺾어 피폐한 과거를 보상받고자 하는 귀인의 욕망은 원동호를짓밟고 싶어 하는 노수창의 그것과 하등 다를 바가 없었다. 그들의 욕망은 한 쌍의 데칼코마니였고 그런 면에서 두 남녀는 환상의 복식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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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율은 동호에게 꼭 보여주고픈 게 생겼다. 철딱서니 없는 사고뭉치라는 허물을 벗고 피아니스트로서 동호 앞에, 그리고 세상 앞에 떳떳하고 당당하게 서는 것, 그 두 가지 같은 한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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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모든 건 이제 시작이고 첫걸음이었다. 그래도 채율은 벌써부터 마음이 든든했다. 자신이 세상에 외톨이로 던져진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더불어 갈 수 있는 여럿과 함께라는 사실이 가슴을따뜻하게 덥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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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남자 문제로 사고 친 적은 없어요. 
그리고 제가 사장님한테 빚졌어도 사생활은 분명히 따로라고요, 
간섭받을 이유도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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