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노수창은 데칼코마니가 떠올랐다. 종이에 물감을 바르고 두겹으로 접었다 떼면 양편에 같은 무늬가 나타나는 회화 기법……. 반채율을 꺾어 피폐한 과거를 보상받고자 하는 귀인의 욕망은 원동호를짓밟고 싶어 하는 노수창의 그것과 하등 다를 바가 없었다. 그들의 욕망은 한 쌍의 데칼코마니였고 그런 면에서 두 남녀는 환상의 복식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