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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행복 - 어디서나 펼치는 내 손안의 컬러링북
조해너 배스포드 지음 / 클 / 2023년 12월
평점 :
이미 컬러링북 시리즈로 많이 알려진 작가 조해너 배스포드의 새로운 컬러링북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새롭다,라는 말은 그저 새로운 도안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이 컬러링북의 가장 특별한 점은, 작가 본인이 인정하듯 ‘작다’는 것에 있다.
워킹맘은 바쁘다. 많이 자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아이는 돌봄이 필요하고, 나는 매일 출근을 해야하며, 불가피하게 집안일도 내 몫이다. 만져달라, 놀아달라 징징대는 고양이까지 날 바라보고 있으니 일상에서 해야할 일들을 마치면 빨라도 아홉시, 혹은 그 이후가 된다. 어쩌면 이런 상황에서 매일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려 하는 것 자체가 사치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챗바퀴 굴리듯 굴러가는 대로만 사는 건 억울하고 아쉽다. 거창하지 않더라도, 많은 시간이 아니더라도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꼭 집이 아니더라도, 정해진 시간이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럴 때 추천할 수 있는 책이 이것이다.
A5 사이즈의 책은 두껍지 않아 가볍고 가방에 쏙 들어간다. 필요한 도구는 오로지 색연필뿐이다. 물감이나 마카를 사용하기에는 종이가 얇다. 짧은 시간에 완성하는 것이 목표인 듯한 도안들은 앙증맞고 귀여운 대신 오일파스텔 같은 투박한 화구를 쓰기엔 어려운 감이 있다. 하지만 색연필은 휴대성도 좋거니와 손이 더러워질 염려가 거의 없다. 주변을 더럽힐 일도 없으니 카페에서 잠시 짬을 내어 쓰더라도 눈치가 보이지 않는다.
작은 도안의 가장 특별한 점은 빠르게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하나의 도안을 며칠에 걸쳐 완성하는 일은 쉽지 않다. 때로는 채색이 완성되기 전에 포기하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이 컬러링북의 작은 도안들은 빠르면 5분, 길어도 한 시간을 넘기지 않고 마무리할 수 있다. 그만큼 성취도가 높고, 채워지는 페이지가 뿌듯하다.
올해 봄은 유달리 비염이 심해 늘어져 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이 작은 컬러링북 덕분에 짧으나마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작가님께도 감사하고, 이런 컬러링북을 출판해주신 클 출판사에도 감사한 일이다. 매일의 행복이 이렇게 삶을 살아갈 힘이 된다.
** 기왕이면 180도 제본이면 좋겠다. 억지로 펴려고 하지 말라는 작가님 당부가 있었지만 아직 그걸 받아들일 준비는 안 돼 있으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