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마음 시인동네 시인선 205
이제야 지음 / 시인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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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디얇은 책 한 권이 몇 배나 두꺼운 책보다 더 오랜 시간을 채어간다.

조급해지는 마음으로는 행 하나를 다 읽어내지 못한다.

쉬이 호로록 넘길 수 있는 식은 숭늉 같지 않아서 천천히 꼭꼭 씹어야 한다.


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을 때는 잠시 덮었다 한참 후에 다시 열어본다.

신기하게도 그러면 받아들여진다.

내 마음이 그새 이만큼 열렸나 싶다.





어느 날은 눈 딱 감고 아무 페이지나 열어 거기에서부터 읽는다.

이러거나 저러거나 해도 그건 내 마음이니까.


속도가 생명 같은 시대에 시는 역행자다.

시를 읽는 나도, 시를 읽으라 권한 그대도.


그러나 가을은 참으로 역행자의 계절이다.


해의 마지막 분기가 시작된 시점에서 해의 첫 마음이 어떠했나 고민해 본다.

깊어가는 가을에 <일종의 마음>을 쥐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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