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술을 안 마시니 와인이라고 알 리가 없다만, 확실히 와인은 다른 술에 비해 뭔가 '알아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다. 꽤 유명했던 '신의 물방울'이라는 만화책은 일반인을 와인의 세계에 끌어들인 한편 와인에 대한 환상을 더 퍼트린 면도 없잖아 있다. 101 이야기는 본 책에도 잠시 언급된다.) 대중화되었지만 오히려 더 마시기 어려워진 와인. 어딘가 모순된다.사실, 와인이 뭐 별건가? 저자 말마따나 맛있게 먹고 마시는 게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나. 하지만 더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역시 공부가 필요하긴 하다. 디켄팅이니 스월링이니 하는 외우기도 어려운 용어 이야기가 아니다. 제일 인상적인 말은 <조화>였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 (와인 페어링이란 말보다 조화가 더 친숙하다.) 특히 같은 지역 올리브오일을 뿌린 음식에 같은 지역 와인을 마시는 게 최고의 페어링(P.122)이라는 말은 미스터 초밥왕에서도 읽었던 건데, 과연 진리라는 건 지역을 따지지 않는구나 싶었다.와인을 맛있게 마시는 방법보다도 와인을 만드는 과정이라던가 와인 산지에 대한 이야기가 개인적으로 퍽 흥미로웠다. 스파게티를 쉽게 먹으려고 포크까지 업그레이드시켰다는 다빈치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음식을 향한 이탈리아 사람의 열정에 혀가 내둘러졌다.살면서 와인을 마실 일은 거의 없을 듯 하지만, 그런 순간이 오더라도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외칠 수 있겠다. "와인이 별건가? 맛있게 먹으면 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