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나무 상상 동시집 4
권영상 지음, 백향란 그림 / 상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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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얀 곤줄박이 말 같은 시를 낳아보리라 결심했던 시인이 하나, 둘씩 뿅뿅 낳은 귀엽고, 재미나고, 때로 가슴 찡한 52편의 시가 이 한권에 담겼다.

참새 깃털 / 하나 / 길섶에 떨어졌다. / 오늘 밤 / 요만큼 / 참새가 추워하겠다 (깃털)

요 짧은 시 하나에도 핏, 웃음이 나고 공연히 창밖을 두리번거린다. 떨어뜨린 깃털 하나만큼 추워질 참새가 우리집을 찾아오면 어찌하나, 싶다.

여우 엄마가 / 기도합니다. / 제 귀여운 아기를 봐서라도 / 제발 토끼를 잡을 수 있게 해주세요. / 그 무렵 / 토끼굴에서 / 토끼 엄마가 기도합니다. / 제 귀여운 아기를 봐서라도 / 제발 여우에게 잡히지 않게 해주세요. (두 엄마)

여우 엄마와 토끼 엄마의 기도를 노래한 <두 엄마>는 또 어떤가. 모두 제 자식을 위해 기도하는 숭고한 마음의 엄마이건만, 이 둘은 어쩔 수 없는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이다. 이 경우 신은 누구의 기도를 들어주어야 공정하다 칭송받을까? 이래라 저래라 대놓고 뭐라지 않아도 몇 줄 안 되는 문장에 참 많은 이야깃거리가 담겨있다.

이해를 하건 말건 아이를 붙들고 이런 이야기를 나불댄다. 아이를 위한 동시집에 엄마가 더 신났다.

조근조근 들려주는 시인의 노래에 푸근하게 취해본다. 부드럽지만 강하게 울리는 시인의 외침에 가만가만 귀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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