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와 퓨마의 나날들 - 서로 다른 두 종의 생명체가 나눈 사랑과 교감, 치유의 기록
로라 콜먼 지음, 박초월 옮김 / 푸른숲 / 2023년 8월
평점 :
경악스러울 만큼 비참했다. 수십 수백 마리의 모기떼에 둘러싸이고, 발에 맞지 않는 장화 속은 늘 진흙과 흙탕물이 차있다. 때로는 허리까지 빠지는 늪을 매일같이 건너다녀야 하고 쥐똥과 불개미가 득실대는 빵으로 허기를 채운다. 도착하자마자 바로 다음날 떠날 생각을 하는 사람이 비단 저자 뿐일까.. 게다가 자원봉사자로서 돌봐야 할 동물들은 하나같이 정상이 아니다. 그럴 수 밖에 -그들은 모두, 소중한 자신을 인간에게 파괴당했으니까!
이 글의 저자인 로라와 특별한 교감을 나누었던 와이라, 학대당한 트라우마로 슬픈 원숭이 코코와 파우스티노, 그외에도 피오들과 모로차, 사마, 루 - 정말로 비참한 것은 더 나아지긴 커녕 점점 더 커져가는 - 멈출줄 모르는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이다.
후진국은 우리도 배불리 먹어봐야지 한다. 선진국은 이제 와서 돌아갈 수는 없다고 한다. 먹고 살 만한 개인들은 야생에서 자유를 누리며 살아야 마땅할 존재들을 잡고, 가두고, 구경하고, 조롱하고, 버린다. 그러나 버려진 이들은 돌아갈 곳이 없다. 와이라는 자유를 누리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줄 어미는 밀렵꾼에게 죽었고, 와이라가 배운 건 고통과 두려움, 케이지 속 세상 뿐이었다.
문명 사회에서 나고 자란 이들이 하루는 커녕 한 시간도 버티기 어려울 그곳에서 열악한 환경과 싸우며 기어코 「고양이들」과 다른 동물들 곁에 남기로 결심하게 된 것은 무엇때문일까? 그것은 진부하고 상투적인 말이지만 사랑이다. 인류에게 남은 유일하고 절대적인 희망이다.
놀랍게도, 저자와 마찬가지로 비참한 파르케의 모습에 진저리치던 나는 그곳의 시간을 좇을 수록 그런 것이 신경쓰이지 않았다. 그들 자신이 웃고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내가 인상을 쓸 수는 없지 않은가. 그저 와이라와 남은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행복하길 바랄 뿐.
많은 이별과 변화가 생겨났지만 그곳을 떠나간 이들의 사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 크게 와닿았다. 적어도 그 사랑이 남아있는 한 이 땅의 비극을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을 테니까. 비록 현장에 있지 않더라도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몫만큼, 그렇게.
또한 늘 기억하리라.
마지막 나무가 베어지고, 마지막 동물이 사냥되고, 마지막 강이 오염되면, 그제야 사람들은 깨달을 것이다. 돈을 먹을 수는 없다는 것을.
(p.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