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플 인간 파란 이야기 13
방미진 지음, 조원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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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은 결국 멸망할 거야"

이 한마디가 책 전체를 관통한다. 지금도 충분히 멸망의 날이 코앞에 닥친 듯 한데, 인간의 욕심은 도무지 채워질 줄을 모른다. <비누 인간>, <진화 인간>을 거쳐 <도플 인간>까지 오는 동안 줄곧 멸망을 향해 달릴 뿐이다.

지구 밖에서 온 (이 부분은 추정이다. 애석하게도 1, 2부를 읽지 못해서 <도플 인간>에 잠깐씩 언급되는 것들로 앞부분을 추정해야 한다.) '다엘'이라는 진화인간에게서 추출한 나노 세포. 이것은 아무래도 자연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고도로 발달한 기술로 만들어낸 인공 세포인 듯한데, 이 세포를 이식받은 사람은 불치병이 낫는 것은 물론이고 지능과 육체면 등에서 월등히 뛰어난 '진화인간'으로 거듭난다.

20여 년에 걸친 회사 생활에서 내가 깨우친 것은, 사람은 1을 허용하면 거기에서 멈추거나 만족하지 않고 2와 3까지 바란다는 것이다. 1이 되면 2도 해줄 수 있지 않냐, 전에 2까지 해줬는데 이번에만 3까지 해달라, … 요구는 끝없이 이어진다. 누구 한 사람에 특정한 문제가 아니라, 그저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가진 욕심이 그러하다.

<도플 인간>은 이 부분을 분명하게 짚어낸다. 처음에는 그저 당장의 고통을 멈추는 것에 기뻐했을 그들은 점차 욕심을 부풀려 간다. 남보다 잘난 내가 되고자 한다. 그 주사가 불러올 미래를 생각해볼 여유 따위 없이, 당장 얻게 될 이익에 눈이 먼다. 주사를 맞은 사람은 세포 하나까지 똑같은 또 다른 나로 분열한다. 버려진 손톱을 먹고 똑같은 사람으로 변해서 나타난 쥐처럼, 이제 도플 인간들은 누가 '진짜 나'인지 입증해야 한다. 과거의 추억과 감정까지 고스란히 똑같은 상황에서, 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나'를 찾을 수 있을까. 버려지는 나는- 대체 어느 부분이 가짜여서 죽임당할 것인가. 이쯤 되면 이야기는 SF의 범주를 넘어서 공포의 영역에 들어서게 된다.

초등학생 용으로 각색된 것일 뿐 실제로는 성인용 소설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마저 들었는데, 과연 이 책을 읽은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일 지 궁금하다. 바로 읽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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