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의 눈물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김현화 옮김 / 빈페이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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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심상찮다. 시종일관 자신을 억누르며 속을 내비치지 않는 소요코, 그 자체이다. 화려한 붉은 꽃에 둘러싸여 눈물을 떨어뜨리는 쪽과 섬뜩하도록 무표정한데다 무지개빛 코팅에 반사되는 빛 때문에 자꾸만 형태가 흐려지는 쪽, 어디가 참된 소요코일까?

첫 페이지부터 익숙치 않은 도자기에 대한 이야기가 몇 페이지나 이어지기에 이거 좀 지루하려나 하는 순간, 사건이 시작된다. 적어도 겉보기에 아무 문제 없어 보이는 가정을 한 순간에 파괴해버린 그 사건은 자체에 의미가 있다기보다, 그로 인해 남은 사람들 사이에 의심의 씨앗이 뿌려진 데에 그 의미가 있다. 언령 - 일본 미스터리 소설에서 자주 언급되는 그것이 이 책에서도 핵심의 위치를 차지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말이 가진 힘이라는 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크기가 결정된다. 애석하게도 모든 사람이 타인의 말에 굳건할 수는 없다. 악마는 교묘하게 그 틈을 노린다. 또한 사람은 어리석기 그지 없어서 한번 품은 의심을 여간해서 버리질 못한다. 그 앞에 어떤 증거를 들이민다해도, 구마모토의 말처럼 의미 없는 일이다. 믿지 않기로 결심한 이상은.

도무지 사라질 것 같지 않은 의심의 덩굴 안에서 이 가족의 앞날은 과연 어찌될 것인지. '믿는다'는 말의 무게를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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