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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레트와 비밀의 정원 1 - 위대한 정원의 수호자
폴 마르탱 지음, 장 바티스트 부르주아 그림, 김주경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7월
평점 :
미하일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라는 책이 있다. 그 책을 읽은 뒤로 환상문학(혹은 판타지)의 매력에 빠졌다. 이야기 속에 들어간 주인공 소년은 여러 모험을 끝내고 성장한 모습으로 현실 세계로 돌아오는데, <비올레트와 비밀의 정원> 역시 비슷한 구조이다.
다만 <끝없는 이야기>와는 달리 <비올레트와 비밀의 정원>은 '이것은 비올레트의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환상일 뿐이다'라고 누군가 계속 속살거리는 기분이다. 아버지에게 정신적으로 학대당한 어린 소녀의 현실 회피.
그렇지 않다며 반대편에서는 사진이라는 물적 증거를 내민다. 비밀의 정원은 인간의 상식선 밖에 있을 뿐이라고 말하듯이.
뭐가 됐건 비밀의 정원은 대대로 정원의 수호자들과 정신적으로 밀접한 관계로 엮여있음이 자명해 보인다. 인생에서 가장 걱정거리 없이 행복해야 할 그 시기에 상처 입고 아파하는 어린 영혼들과-.
그나저나 구슬치기 광장, 푸른 돌길, 황수선화 통로.. 이런 예쁜 이름은 어느 생각 주머니에서 나오는 걸까? 기막힌 상상력과 그에 걸맞은 이름들. 난 이상하게 이런 것들에 끌리는 편이다.
한발 내디디면 순식간에 환상세계가 펼쳐지고, 그 안에서 비올레트는 온갖 이름의 장소에서 온갖 기묘한 일들을 겪는다. 적어도 그곳에서만큼은 겁에 질려 벌벌 떠는 아이가 아니다.
책이 제법 두꺼운 두 권짜리 장편이라 10살 이전의 아이들이 읽기엔 좀 부담일지 모르겠다. 해리 포터를 읽어낼 정도라면 충분히 가능할 테지만, 아직 시도해 본 적이 없다면 이 책으로 장편 판타지에 입문해 보는 것도 좋겠다. 환상 세계와, 또래 친구가 성장해가는 모습에 여러모로 자극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