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지면의 절반, 혹은 그 이상을 와인에 할애한다. 사람의 힘 - 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여타의 술에 비해 과실주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하기에 그만큼 역사도 오래 되었을 것이고, 하필 포도주로 유명한 곳들이 세계 역사를 통틀어 내로라 하는 정복국들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저자도 계속 언급하지만, 성경은 와인- 포도주와 참 친하다. 술에 취하는 것은 경계하지만 술 자체는 금하지 않을 뿐더러 포도주를 예수의 피로 비유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것은 그럴싸한 명분이 되었다. 익히 알다시피 와인 산업은 중세 교회의 큰 수입원이었다! (더불어 교회의 타락에 지대한 공헌을 했을 것이다.)저자는 다양한 역사 · 신화 이야기와 술을 적절히 섞고 흔들어 기가 막힌 맛의 이야기로 풀어간다. 모든 이야기에 술을 곁들이되 만취하도록 버려두지 않는다. 우리에게 익숙한 신화나 역사 이야기는 꽤 먹음직한 안줏감이다.주종도 다양하다. 세계 각지의 와인과 위스키, 샴페인, 사케, 보드카와 우리의 막걸리까지 - (심지어 대미를 장식하는 것은 폭탄주이다.)좋아하는 술이 있다면 그 페이지만 슬쩍 읽어놨다가 술자리에서 재미난 이야깃감으로 써먹어도 괜찮겠다. 하나의 이야기가 길지 않으니 장편에 익숙치 않은 사람도 부담없이 상대할 수 있다.나? 나는 - 뚜껑을 열었으면 앉은 자리에서 다 해치워! 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