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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로즈 트러메인 지음, 공진호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5월
평점 :
제재소가 문을 닫았다. 이유는 매우 타당한 한편 어처구니 없는 것이었다. 더는 벨 나무가 없었던 것이다.
낙후한 경제, 희망없는 국가, 그럼에도 먹고 살아야 할 입들... 미래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현실을 꾸려가야 했기에 레브는 영국행 유럽횡단버스에 몸을 실었다. 몇 벌의 옷과 몇 갑의 담배, 몇 병의 보드카, 몇 장의 이십 파운드짜리 지폐를 가지고서.
시종일관 암울한 이야기일 거란 우울한 예측과 달리 런던에서의 레브의 삶은 썩 나쁘지 않았다. 어려운 순간들은 늘 있었지만 그에게는 도와줄 이웃과 위안이 되는 친구가 있었고, 무엇보다 시련을 이겨나갈 레브 자신의 의지가 있었다. 돌아갈, 돌아가야 할 집이 있었다.
이 이야기는 일자리를 얻기 위해 타국으로 건너가 고생한 끝에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한 집안의 가장이자 한 나라의 노동자인 레브의이야기지만 곧 우리네 인생 이야기이기도 하다. 낯선 곳에서 홀로서기를 해야했지만, 진실로 혼자였다면 그는 결코 웃으며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혼자 살 수 없다고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 점을 다시 한번 깨우쳤다. 진실된 마음으로 성의를 담아 상대를 대할 것.내 삶이 다해 집으로 돌아가는 날, 미래를 향한 기대와 벅참이 내게도 가득할 수 있도록, 내일도 열심히 살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