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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타고 조선 너머 ㅣ 샘터어린이문고 73
오진원 지음, 최희옥 그림, 이지수 기획 / 샘터사 / 2023년 5월
평점 :
◎ 중국의 3대 기행문을 남긴 조선 관리 '최보'
◎ 해적으로 오해받은 진상선의 책임자 '김대황'
◎ 지혜와 예술로 살아남은 무관 '이지항'
◎ 조선 바다를 떠돈 과거 수험생 '장한철'
◎ 세 나라를 표류한 홍어 장수 '문순득'
이 5인의 공통점은? 항해 중 조난을 당해 표류하며 얻은 경험담을 글로 남겼다. 특히 최보가 쓴 <표해록>은 중국의 3대 기행문으로 꼽힐 만큼 당시 중국의 생활상과 문화를 상세히 기록했다고 하니, 역시 사람은 어디에서나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자세를 가지고 볼 일이다.
아무래도 장소가 장소인 만큼 제주에서 배를 띄웠다가 일을 당하는 경우가 많은 듯한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제주에서 난파된 배가 베트남, 필리핀까지 간다고? 세상은 참으로 넓고도 좁구나! (지알못.. 지리 취약자의 감탄사) 이중 가장 흥미로운 기록은 과거 시험 보러 가려다 난파당한 '장한철'의 이야기였다. 어찌 그리 주워들은 내용이 많던지! 이 사람은 혼자 무인도에 떨어져도 잘 살아남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기지와 용기를 갖추었고, 생존 지식도 풍부했다. 세상에 버릴 지식 따위는 없다는 말의 산증인 아닐까?
한 편의 이야기 뒤에는 당시 등장인물이 표류했던 지역에 대한 토막 지식들이 그림이나 사진과 함께 실려있는데, 이게 또 잔잔하니 재미가 있다. 나로서도 처음 접하는 이야기들이 더러 있어 흥미로웠으니, 아이들은 오죽할까 싶다. 이분들 말고도 다른 표류기가 있다면 한 편을 더 내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기왕이면 이야기에 살을 더 붙여 중장편 정도로 만들어주면 청소년 이상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K-스토리, K-표류기!
솔직히 로빈슨 크루소라던가 15소년 표류기 같은 해외의 표류 관련 작품들은 재미있게 읽고 기억하면서 정작 내 나라 사람들이 겪은 일들에 대해 무지했던 것이 참 부끄러웠다. 하긴,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나라인데, 기술이 그토록 발전한 지금도 선박 사고가 심심찮게 일어나는데 그런 것조차 없던 과거에는 오죽했겠는가.
살아남는 사람보다 죽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았을 그때에, 나라 밖을 벗어나는 것이 큰 두려움이었을 그 옛날에- 기어코 삶을 붙잡고 가진 재기를 총동원해 그저 살아남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나고 자란 곳으로 돌아와 기록까지 남긴 선조 분들께 존경과 감사를. (찡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