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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의 니쿠코짱!
니시 가나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평점 :
엄마의 이름은 미스지 기쿠코, 딸의 이름은 미스지 기쿠코. 한자는 다르지만 음이 같다. 하지만 이름이 같아 곤란한 일은 별로 없다. 151 센티의 작은 키에 60kg이 넘는 엄마는 넘치는 식욕에 걸맞게 모두로부터 니쿠코(니쿠 : 일본어로 고기라는 뜻) 짱이라 불리니까. 그러니까 엄마는 니쿠코, 딸은 기쿠코다.
4월에 애니메이션으로도 개봉이 된 이 책은, 처음부터 애니메이션 화를 노리고 쓴 것인가 싶게 읽는 내내 머릿 속에서 인물들이 마구 뛰어다니는 기분이었다. 특히나 잘 웃고 잘 울고 잘 먹고 잘 자는 니쿠코 짱의 캐릭터는 시종일관 유쾌하다. 사귀는 남자마다 최악을 갱신하고 일생 빚 갚기 바쁜, 남들 보기엔 너덜너덜한 삶이지만 정작 니쿠코 짱 본인은 무사태평하다. 어쨌든 “그래도 뭐, 목숨은 살아 있으니까" (238쪽, 본문 중에서)
딸의 시점에서 서술되는 만큼 그런 엄마를 부끄럽게 여기는 대목도 종종 보이긴 하지만, 의외로 담담하게 니쿠코 짱이니까, 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이 사뭇 인상적이다. 그럴 만도 한 이유가 따로 있긴 하지만 스포가 될 테니 노코멘트!
마침 웨이브(WAVVE)에 영화 파일이 올라왔길래 아이와 함께 봤는데, 조그만 바닷가 마을의 풍경을 어찌나 아름답게 담아냈던지! 니쿠코 짱은 상상했던 것 이상이라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책에서 받은 느낌을 잘 살려낸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 (질질다리 빼고) 개인적으로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보는게 순서상으로 더 어울릴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상상한 장면들과 비교해보는 맛이 있으니까. 다만 아무래도 내가 느낀 감정선이 그대로 녹아있지는 않다. 디테일의 한계다. 그나저나, 아, 부챗살이 먹고 싶다아!!
그래도 뭐, 목숨은 살아 있으니까.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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