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복순이
김란 지음 / 소미아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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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력은 떨어지지만 발이 닿는 한 열심히(내 나름대로)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던 때가 있었다. 특별한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저 취미였다. 그렇게 다니다 보면 무척 열정적인 사람들을 더러 보게 되는데, 눈살을 찌푸릴 때가 종종 있었다. 더 좋은 사진을 찍겠다고 출입 금지 선을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는 사람, 날아오르는 모습을 찍겠다고 일부러 쉬고 있는 새들을 쫓아내는 사람 등- 내가 보는 이 좋은 모습을 사진이라는 도구로 잡아두고자 하는 마음은 다들 같을 테지만, 그 행위가 파괴로 이어지는 것이 본말전도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자연을 최대한 가까이에서 느끼고 경험하고자 하는 마음은 어느덧 욕심이 되어 그토록 바라던 자연의 아름다움을 내 손으로 파괴하는 결말을 낳는다.

돌고래 복순이는 그런 사례 중에서도 제주 남방큰돌고래에 관한 이야기이다. 유명한 드라마 '우영우' 덕분에 이런 쪽으로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아마 많이들 알게 됐을 터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기에 이야기는 복순이를 비롯한 돌고래들이 어떻게 자유를 잃었으며, 인간의 이기와 이타가 어떻게 충돌하고 타협해 결국 해피 엔딩으로 이어졌는지의 이야기를 되도록 부드러운 어조로 들려준다. 마치 어린 아이가 그린 듯한 삽화는 아이들의 흥미를 끌어내기에도 썩 좋아 보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까이에서 고래며 돌고래를 보겠다고 배를 타고 그들을 쫓아다니며, 친환경이라는 명목으로 세운 풍력 발전은 도리어 연안의 돌고래 서식지를 파괴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 많은 사람들이 살기는 해야 할 텐데, 뭘 잘 해보겠다고 하는 것마다 부작용이 크니 이를 어쩌나. 이렇게나 부족한 우리들이기에, 끊임없이 생각하고 애쓸 수밖에 없다.

어린 아이들에게 말해 주기엔 다소 잔인할 지 모르겠지만, 해피 엔딩은 아직 오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그렇기에 더 희망적인 메시지일 수도 있겠다. 얘들아, 우리 손으로 해피 엔딩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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