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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언제나 우리의 친구 ㅣ 레인보우 시리즈 3
사라 페르난데스.소니아 로익 지음, 최서윤 옮김, 정수영 감수 / 놀이터 / 2023년 3월
평점 :
곤충류를 어지간히 싫어하는 주제에, 산책이라는 단어와 참 무관하게 사는 주제에, 아무도 없는 고요한 숲길을 걷는 일은 상상으로도, 실제로도 행복하다. 숲은 내게 로망이고 쉼이며 평안이다.
이 책에는 많은 글씨가 쓰여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참 많은 삽화가 실려있다. 굳이 글을 다 읽지 않더라도, 그림만 보면서도 숲에 대한 것들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 우리, 지난여름에 숲에서 텐트 치고 밤을 보냈지? 그때 멧돼지들이 근처까지 와서 무서웠잖아.
- 이것 봐, 너 어릴 적에 우리도 낙엽을 이만큼 던지며 놀았었는데, 기억나? 낙엽 더미에 누웠다가 강시 놀이도 했었지.
아이와 지난 추억을 떠올리며 교감하기도 좋고, 마음 내키는 대로 책장을 넘기며 숲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어릴 적 집에 있던 문학 전집을 1권부터 차례로 읽어야 했다면 아마 그 책들을 다 읽어내지 못했을 거다. 내게 맞는 순서대로,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만큼. 나머지는 내일의 나에게 맡기는 거다.
지인이 구름국화라는 생소한 식물을 보여줬다. 몹시 키가 작고(나처럼) 솜털이 잔뜩 나 있었다. 백두산 고산 지대가 고향이란다. 숲에 있는 것들은, 숲은, 이처럼 그 생긴 모습으로 그들이 겪어온 과거와 현재 살고 있는 곳의 환경을 미루어 짐작하게 해준다. 요즘 캠핑 붐이 엄청난데, 굳이 공기 좋은 곳에 가서 불멍이랍시고 연기 들이마시지 말고 함께 숲길을 걸으며 우리가 딛고 있는 땅에 대해, 이 땅 위에 자리 잡은 숲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이야깃거리가 없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숲은 언제나 우리의 친구> 한 권이면 소재는 충분하다.
그런 이야기들이 멋진 그림과 함께 잔뜩 들어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