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덕을 왜 자연에서 찾는가? - 사실과 당위에 관한 철학적 인간학
로레인 대스턴 지음, 이지혜.홍성욱 옮김 / 김영사 / 2022년 11월
평점 :
얼핏 도덕을 왜 자연에서 찾느냐는 질문을 들으면 아, 그러면 안 되나보다, 생각할 테지만, 사실 저자는 도덕, 혹은 인간의 규범에 대한 기준을 자연에서 찾는 것은 그야말로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하는 듯 하다. 자연은 풍족하게 이용 가능하고, 풍부하게 다양하며, 모든 의미에서 질서정연(80쪽)하기 때문이다. 자연은 상상 가능한 질서의 창고(81쪽)이고, 어느 모로 보나 문화만큼이나 다양성이 풍부(80쪽)하다. 문제는, 자연이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질서를 품고 있기 때문에, 어떤 입장에서도 자연을 끌어와 인간의 규범을 정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제 신서유기 재방송을 보며 인상깊게 들은 이야기가 있다.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의 어느날 태어나 그날 하루를 살고 죽은 하루살이에게 누가 세상은 어떤 곳이더냐 물으면 그 하루살이는 뭐라고 대답할까? 세상은 끝도 없이 하얗고 추운 곳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 대답에 거짓은 없다. 적어도 하루살이 입장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뜨거운 남태평양 어느 섬에서 죽은 하루살이에게 그 대답은 거짓이다.
이처럼 자연에서 규범을 찾는 행위와 그 주장들은 아마도, 옳다. 하지만 다른 이의 관점에서 볼 때 그 주장은 편협하고 옳지 않다. 그렇기에 내 눈으로 보지 않은 자연, 다른 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까지 두루 살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아마 저자가 한국인이었다면 이 노래를 꽤 좋아했을 거라 확신한다.
장기하와 얼굴들,
<그건 내 생각이고>
- 나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