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로 세계여행 - 꿈꾸는 방랑자와 초록색 차가 함께한 677일
넥서스BOOKS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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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의 나이에도 두려움이 있었다. 어쩌면 50년을 산 만큼 인간의 어두운 면을 잘 알아서일 지도 모르겠다. 사업체를 운영했다니 더더욱 그랬을 것이고. 그러나 놀라울 정도로 선할 수 있는 것이 또한 인간이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마음을 열자 마을버스로 국한되었던 여행 동무가 전 세계인으로 확장되었다.


“비로소 나의 여행 영토가 넓어졌다.”

- p118, 본문 중에서


“스스로도 머쓱할 만큼 뜨거운 환영, 뜻밖의 격려. 그리고 기묘한 협력이 시작되었다”

- 요삼 작가, 에뜨랑제 7권 중에서


여행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무려 20년 동안 놓지 않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꿈 뒤로 남겨질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한 책임을 다하는 태도가 몹시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계획하고 준비했음에도 끊임없이 어그러지는 일정과 각종 사건들은 더 인상적이었고, 그 속에서 택씨와 그 일행을 도우시는 신의 섭리가 계속해서 드러났다. 평탄한 여행길이었다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때로 목숨이 위태로웠고, 때로 건강을 해치기도 했다. 책에 언급된 바는 거의 없지만 고단한 여행길에 일행끼리의 갈등도 제법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을 믿고 의지하며, 사람을 향해 베푼 것들이 도로 큰 도움이 되어 돌아오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모습에 또 다른 사람들이 용기를 얻었다.


이 책에는 여행지와 관련된 정보는 별로 없다. 가성비 좋은 숙소도, 현지인만 아는 숨은 맛집도 없다. 그대신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들이 나온다. 대개의 여행 책자는 여행지 이야기가 중심이다. 하지만 이 책의 중심은 사람, 오직 사람이다. 사람이 아니었다면 이 여행은 시작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은 여행기가 아니라, 인간기(人間記)이다. 한 사람이 모두의 도움으로 꿈을 이뤄가는 도전 기록이고, 그 이야기로 또다른 도전을 독려하는 권면가(勸勉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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