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활동이 좋다면 이런 직업! 이런 직업 어때? 4
캐런 브라운 지음, 로베르토 블레파리 그림, 엄혜숙 옮김 / 한솔수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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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식을 접하는 순간 이 책은 우리 집에 와야 한다, 고 생각 했다. 내 아들이 어떤 놈인가. 훌륭한 집순이로서 코로나 격리 기간 내내 마당에조차 나가지 않고도 행복했던 나와는 달리 반나절도 가만히 못 있고 온갖 짜증과 우울감을 드러내는 아웃도어 파다. 힘들어 죽네 어쩌네 하면서도 막상 산에다 떨궈놓으면 내가 자연인이다 하며 어느 틈에 저 산을 뛰어오르고 있다. 어쩌다 이런 애가 나한테서 태어났나 싶어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이렇다 보니 가만히 책상 앞에 앉아 하는 일은 진작 곤란하지 않을까 하던 참이긴 했는데, 이놈이 커서 뭐가 되려나 생각해도 막상 떠오르는 게 없다. 다들 안 그래요? 나만 그래?


그래서 (출판사에서) 준비했습니다. 짜잔~!


이 책은 야외 활동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에게 무려 45가지의 직업을 소개해 주는데, 선명한 색채의 삽화와 함께 직업의 특징, 하루 일과, 그 직업이 가지는 장점과 단점 등을 가감 없이 알려준다. 어떤 직업이 있나 알아가는 재미도 있고, 그 직업을 갖기 위해 필요한 것들도 제법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캠핑장 관리자! 이런 직업군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 이 직업의 장점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의 즐거움, 단점은 진상 고객을 만났을 때의 분노다. 큭큭. 식물학자와 캠핑장 관리자가 다 되어보는 것도 좋겠다. 돈도 벌고 채집과 연구도 하고, 비수기에는 훌쩍 떠나기도 좋고. 그러려면 먼저 돈을 벌어야 하나? 헛, 어른의 고민이란. 어쨌든 캠핑장 관리자는 고객 관리를 위해 컴퓨터를 배워야 한다. 컴퓨터를 배우려면 영어를 알아야 한다. 그럼 영어 공부를 해야지. 이리 와라, 공부하기 싫다는 꼬맹이 놈!


그나저나 같은 아웃도어 파라도 성향과 성격에 따라 어울리는 직업이 천차만별일 텐데, 이렇게나 직업군이 다양하다면 대체 어떡하라는 거지? 그럴 땐 책 제일 뒤쪽에서 한 장 앞으로 가면 된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 직접 해보면 됩니다) 무엇을 잘 하는지, 내 성격은 어느 쪽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고 그에 따른 결과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해두었다. 어디 보자- 계획을 세우는 것(만)을 좋아하는 나는 건설 관리자, 삼림 감독관, 수색 구조 조정관이 좋겠구나. 하지만 난 집순이라서 그런 직업을 갖지 않았다. 나는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일을 하고, 지금도 가만히 앉아서 이러고 있다. (어쩌라는 거지)






어차피 아직 열 살, 게다가 요즘은 평생 직업 시대도 아니다. 그러기엔 너무 오래 산다. 지금은 아웃도어 파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훌륭한 집돌이가 될지도 모른다. 그럴 땐 이 시리즈의 다른 책을 찾아봐도 좋겠다. 나도 이 책을 보자마자 다른 책도 있을 거라며 열심히 검색해 봤는데, 현재까지 총 3권의 책이 더 있었다. (동물이 좋다면, 스포츠가 좋다면, 우주가 좋다면) 앞으로 채소가 좋다면, 사람이 좋다면, 엉뚱한 짓이 좋다면 등등도 나왔으면 좋겠다. 소올직히, 애랑 상관없이 시리즈를 전부 모으고 싶다는 게 본심이다.


아 참, 책을 다 읽은 아이에게 마음에 드는 직업이 있냐고 물었더니 “아니, 난 경찰할 건데?” 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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