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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빵집 위시위시 베이커리 1 - 입 냄새 풀과 악당 컵케이크 ㅣ 소원빵집 위시위시 베이커리 1
안영은 지음, 쏘울크리에이티브 그림 / 한솔수북 / 2022년 11월
평점 :
품절
소원을 들어주는 빵집, 이름만 들어도 두근두근! 거기에 어린 친구들이나 볼 법한 TV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귀여운 그림체가 한 번 더 눈길을 끌지만, 이야기를 읽다 보면 무엇보다 속 깊은 내용에 감탄하게 된다. '싫다고 말해도 괜찮아'의 어린이 버전이랄까? (사실 그 책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얼렁뚱땅 일거리를 맡기고 사라진 할머니 때문에 귀염둥이들은 소원 빵집 <위시위시 베이커리>를 맡게 되고, 첫 손님인 친절한 잭이 원하는 대로 악당이 되는 컵케이크를 만들어 판매한다. 악당이 된 잭은 만족했을까? 위시위시 베이커리는 임무를 제대로 완수한 걸까? 이렇게 쉽게?
저자는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잭은 "왜" 악당이 되고 싶어한 걸까? 잭은 "왜" 자신의 친절한 모습을 버리기로 한 걸까?
안타깝게도 세상은 친절한 사람이 계속 친절하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호의가 계속되면 호구인 줄 안다'라는 말은 참 씁쓸한 진실이다. 잭의 호의를 당연하게 생각한 주변인들이 점점 과도한 요구를 '부탁'이란 이름으로 포장해 떠넘기는 것과 같은 경우를 참 많이 봤다. '미움받을 용기'가 없던 시절엔 나도 비슷한 일을 겪었더랬다.
잭은 모두에게 친절한 자신에게 지쳐버렸고, 더는 친절하고 싶지 않아 악당이 되고자 했지만 악당이 된 후에도 여전히 불행했다. 본질적으로 자신의 불행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면밀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잭은 사랑하는 이웃들과 인연을 끊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 잭은 그저, 자기도 행복해지고 싶었다!
교회 좀 다녔다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하는 게 늘 민망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늘 이야기한다. "나는 개인주의자다!" 다른 사람을 섬기는 일은 중요하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두를 품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내가 불행해진다면 대체 무슨 소용일까? 호의를 베풂으로써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면, 그 사실을 알게 된 즉시 멈춰야 한다. 알지 못 하는 사이 잭처럼 악당이 되어버릴지도 모르니까!
잭은 위시위시 베이커리의 A/S(ㅋㅋ)를 받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악당이지 않으면서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았다. 나는 내 아이도 잭과 같길 바란다. 다른 사람 못지 않게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겸손하되 스스로를 업신여기지 않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기쁘게 나누되 고갈되지 않는 방법을 익히길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일단 신나는 위시위시 베이커리 노래를 한번 더 들어야겠다. Youtube 한솔수북TV로~!! (책 속의 QR 코드를 폰카로 찍으면 워프 가능!!이라고 알려줬더니 내내 틀어놓고 들어서 거의 외울 지경이 되었다^^;;)
